이 글은 줄거리를 요약하려는 목적이 아니라, 드라마를 보신 분들에게 좀 더 상세한 맥락을 알려드리기 위한 것이다. 물론 스포일러다.
1.
시즌4의 첫 장면은 대장장이가 타이윈에게서 받은 칼을 녹여 새로운 칼을 만드는 장면이다.
이 칼은 에다드가 지녔던 아이스(Ice)라는 이름의 명검으로, 고대 발리리아의 철로 만들어졌다.
고대 발리리아의 강철로 만들어진 검들은 강하고 날카로우며 희귀하여 하나같이 명검이라고 일컬어지는데, 유서 깊은 가문들만 소유하고 있다.
아이스는 에다드를 처형시킨 일린 페인(파이네)가 갖고 있다가 킹스랜딩으로 들어온 타이윈이 이를 거두어 새로운 두 자루의 칼로 제조한 것이다.
그 중 하나는 조프리에게 주어지고, 하나는 드라마에서처럼 제이미에게 주어진다.
그 후에 킹스가드(근위기사)를 그만 두라는 타이윈과 이를 거부하는 제이미 사이에 다툼이 벌어지는데,
킹스가드는 결혼도 하지 못하고 영주도 될 수 없기 때문에 가문의 후계자가 될 수 없다.
타이윈의 입장에선 속 터질 일이 아닐 수 없다.
2.
다음 장면에선 돈(도르네)의 왕자 오버린(오베린)을 기다리는 티리온 일행이 등장한다.
돈은 일곱왕국 중에서 가장 남쪽에 있는 나라로 마르텔 가문이 통치한다.
티리온의 종자 포드릭이 돈의 일행 깃발들을 보고 가문들의 이름을 척척 맞춰 내는데, 원작에서는 포드릭의 총명함에 티리온이 감탄하는 장면이 나온다.
수줍고 말도 잘 못하고 따분한 소년으로 티리온한테 무시를 당하던 포드릭이었지만,
시즌2에서는 전쟁터에서 킹스가드 기사를 물리치고 티리온을 구해내더니, 시즌4에서는 명민한 두뇌까지 선보인다.
원작에는 없는 장면이지만, 시즌3에서는 정력까지 과시하는 포드릭이다.
포드릭의 성은 페인으로 에다드를 처형시킨 일린 페인과 먼 친척 간이다.
3.
오버린은 티리온의 걱정대로 킹스랜딩에 들어오자마자 사고를 친다.
그와 충돌하는 라니스터 가 사람들이 부르는 노래는 캐스터미어의 비(The Rains of Castamere). 시즌3 피의 결혼식을 비롯해서 자주 들리는 음악이다.
이 노래는 타이윈이 자신에게 반항하던 레인(Rain=Rayne. 동음이의어) 가문을 절멸시키고 캐스터미어 성을 폐허로 만든 실화를 바탕으로 작곡된 음악으로, 라니스터 가문의 주제곡 쯤 된다.
4.
오버린이 티리온에게 이야기하는 사건은 끔찍한 역사이다.
타르가르옌 왕조의 마지막 왕 아에리스의 며느리, 즉 라예니스 왕자의 부인인 엘리아는 돈을 지배하는 마르텔 가문의 공주였다.
산(마운틴)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그레고르 클레게인(클리게인, 클레가네)은 전쟁 마지막에 라니스터의 병사를 이끌고 킹스랜딩에 난입한 다음 엘리아와 그녀가 낳은 아이들을 잔인하게 죽인다.
현재 돈을 통치하는 영주의 동생인 오버린 마르텔은 엘리아와도 남매 지간이다.
오버린은 라니스터 가문에게 그레고르의 처벌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마지막에 오버린은 빚지고 못 사는 건 라니스터 가문 뿐만이 아니라고 하는데, 물론, 은혜든 원한이든 빚은 반드시 갚는다는 라니스터 가문의 비공식 가언을 빗대어 한 말이다. ("A Lannister always pays debts")
5.
다리오 나하리스는 시즌 3과 배우가 바뀌었다. 이미지 상으로 시즌 3의 배우가 더 소설의 이미지에 가까왔던 것 같다.
소설 속의 다리오라면, 대너리스의 가까운 곳에서 행군하기 위해 칼을 오래 들고 있기 같은 멍청한 내기는 하지 않았을 것이고,
통치자라면 그 땅에 대해서 잘 아는 게 전략이라는 것도 다리오가 하기엔 지나치게 사려깊은 말이다.
원작소설 속의 다리오는 위험하고 충동적이며 자신의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을 가리지 않는다.
다리오의 대사 몇 가지.
I count no day as lived unless I have loved a woman, slain a foeman, and eaten a fine meal.
나는 여자와 사랑을 나누고 적을 죽이고 좋은 음식을 먹는 날이 아니라면 살았던 날이라고 치지 않습니다.
Better the butcher than the meat. All kings are butchers. Are queens so different?
백정이 되는 것과 고기가 되는 것 중에 뭐가 낫나요? 모든 왕은 백정입니다. 여왕이라고 다르겠습니까?
시즌 3의 다리오 나하리스
6.
원작소설 속의 산사가 라니스터 가문 사람에게 마음을 여는 일은 없다.
그렇기 때문에 티리온 앞에서 눈물을 흘리거나 자기 감정을 이야기하는 일도 없다.
산사는 자기중심적이고 눈이 어두운 캐릭터이기 때문에(적어도 이 무렵까지는), 티리온의 친절을 있는 그대로 평가하지 못한다.
하지만, 조프리를 믿다가 당한 일과 그 이후에 벌어진 일들을 생각하면, 티리온의 친절을 인정하고 마음을 여는 것이 오히려 어리석은 일일지도 모른다.
산사에게는 잠재력이 있고, 시련 속에서 발전한다.
시즌2에서 산사는 조프리 왕 앞에서 술주정뱅이 기사 돈토스를 변호하여 목숨을 건지게 하는데 그것은 용감하고 재치있는 행동이었다.
(자신의 생일을 기념하는 마상창시합에 술에 취하여 나타난 돈토스를 처형시키려고 조프리가 명하지만, 산사는 처형시키는 것보다 기사를 광대로 만드는 것이 더 재미있을 거라고 조프리를 설득한다.)
7.
존을 심판하는 사람들 중 존에게 관용을 베푸는 것은 아에몬 현사이다.
그는 타르가르옌 가문의 왕자였고, 대너리스의 증조할아버지의 형이다.
존을 처형하자고 주장하는 사람은 조프리의 하수인으로 에다드의 처형에도 관여하고 도시경비대(시티워치)의 수장으로 있다가 티리온에 의해 야경대(나이트워치)로 보내진 야노스 슬린트이다. 존과 서로 사이가 좋을 리가 없다.
8.
브리엔느와 제이미가 도착하는 시점이 원작소설에서는 조프리의 결혼식 이후이다.
드라마에서는 그 시점을 다르게 하는 바람에 몇 가지 장면이 더 필요해졌다.
9.
조프리가 제이미를 모욕하는 데 소재로 삼은 두꺼운 책은 킹스가드(근위기사)의 대장이 후임자들을 위해 자신들의 행적을 기록하는 일종의 역사서이다.
로버트 왕 치세 하에서 제이미의 관심은 세르세이와의 사랑 뿐이었다.
하지만 한 팔을 잃고 수도로 돌아온 후 제이미는 달라진다.
원작소설에서는 제이미가 이 책을 읽으며 자신이 어떤 내용으로 여백을 채워나갈 것인가에 대해 생각하는 장면이 나온다.
거친 입담 때문에 잘 몰랐었는데, 복습을 하다 보니 제이미는 참 건전한 캐릭터다.
10.
대너리스가 보게 되는 십자가에 달린 것은 미린의 어린 노예들이다.
미린의 귀족들은 노예해방자를 자처하는 대너리스에게 자신들의 항전의지를 이런 식으로 보인 것이다.
그들에게 노예의 해방이란, 권력과 부와 자신들이 가진 모든 것의 상실이다.
11.
아리아와 산도르가 맞닥뜨리는 사내들은 물론 그레고르 클레게인(클리게인)의 부하들이다.
그 중 대장인 폴리버는 여러 가지 악행들로 아리아의 살생부에 올라 있었다.
닭고기를 뜯으며 나란히 말을 타고 길을 가는 두 사람.
난 이 두 커플의 기묘한 다정함이 항상 좋다.
아리아와 산도르, 토토로 버전
'왕좌의 게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왕좌의 게임 시즌4 3화 리뷰 (11) | 2014.04.29 |
---|---|
왕좌의 게임 시즌4 2화 퍼플 웨딩 (3) | 2014.04.21 |
왕좌의 게임 - 원작 소설과 드라마의 차이 II (0) | 2014.04.03 |
왕좌의 게임 - 원작 소설과 드라마의 차이 I (4) | 2014.03.24 |
왕좌의 인물 캐릭터 요약 (0) | 2014.03.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