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줄거리 요약보다 드라마를 보신 분들께 지난 줄거리와 원작 소설을 기준으로 좀 더 상세한 맥락을 알려드리는 데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물론 스포일러입니다. 

1.

미린(머린)이 점령되는 경위는 소설과 드라마가 비슷하기도 하고 좀 다르기도 하다. 

소설에서 윤카이(융카이)는 전투가 벌어지기 전에 항복한다. 융카이가 고용했던 용병부대들이 대너리스에게로 넘어가면서 전투를 할 의지가 없어졌던 것이다. 

소설에서 대너리스는 미린을 공략하기 위해 타고 온 배들을 뜯어내어 공성을 위한 기구들로 사용하는 한편, 스무 명 정도의 특공대를 하수도를 통해 잠입시켜 노예들의 사슬을 끊는다. 이 특공대는 조라 모몬트(모르몬트)와 바리스탄이 이끌었다. 

미린을 점령한 대너리스는 미린의 귀족들을 모은 다음 십자가에 달린 어린 노예들의 수인 167명의 리더들을 정해서 내어 주면 나머지는 사면하겠다고 말한다. 그렇게 뽑혀진 귀족들은 광장 주변에 말뚝를 세워 못박는다. 정의롭지만 잔인한 처사이기도 하고, 미린의 귀족들에게 더 큰 원한을 심어 주는 조치이기도 했다. 

대너리스는 앞으로 통치가 정복보다 어려운 일임을 배우게 될 것이다. 

2. 

내 생각에, 제이미 라니스터가 가장 제이미다웠던 것은 킹스랜딩을 향해 떠났다가 되돌아가 브리엔느를 구해낼 때였다. 드라마에서의 제이미는 킹스랜딩으로 귀환한 다음에는 세르세이 앞에서도, 티리온 앞에서도, 브론 앞에서도, 브리엔느 앞에서도 쩔쩔 매는 느낌이다. 

몇 번 얘기했지만 소설에서는 티리온이 감옥에 갇힌 이후에 제이미가 킹스랜딩에 도착한다. 그가 먼저 해야 했던 일은 브리엔느와 꽃의 기사 로라스 티렐을 대면시키는 일이었다. 로라스는 렌리가 살해되자 광분에 사로잡혀 렌리의 킹스가드 중 두 명을 처형한다. 그 중 한 명은 브리엔느가 탈출하는 것을 용인했기 때문에 처벌받는다. 로라스는 브리엔느가 렌리를 죽인 범인이라고 믿은 것이다. 

제이미는 브리엔느가 목격한 사실을 로라스 앞에서 말하도록 하고 그녀의 무죄를 로라스에게 설득시킨다. 로라스가 무고한 기사들을 죽인 일에 죄책감을 느끼자, 제이미는 그를 위로하기 위해 거짓말을 한다. 나라도 똑같은 행동을 했을 거라고. 무모하고 충동적으로 행동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빠른 머리회전으로 상황을 판단하여 적합한 행동으로 옮기는 것, 자부심으로 똘똘 뭉쳐 있어 자신을 건드리는 사람에게는 거칠게 되갚아주지만 거친 겉모습 안에 부드러운 친절함이 있다는 것이 내가 생각하는 제이미의 매력이다. 그리고 티리온과 비슷한 점이기도 하다. 

4화의 부제는 맹세를 지키는 자, 영어로는 오스키퍼 oathkeeper이고, 제이미가 브리엔느에게 선물하는 칼의 이름이다. 킹슬레이어(왕시해자)라는 호칭은 왕을 보호한다는 가장 신성한 서약을 깨뜨린 불명예를 뜻한다. 사람들이 제이미를 킹슬레이어라고 부르는 것은 넌 명예를 모르는 놈이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제이미의 삶의 목적은 이제까지는 세르세이와의 사랑 밖에 없었다. 그가 킹스가드(근위기사)가 되려 했던 것도 로버트 왕을 호위한다는 명분 아래 세르세이 옆에 머물기 위해서였다. 그는 자신이 미워하는 왕의 조롱을 받으며 바리스탄 셀미의 지휘를 받는 호위기사 역할만 해 왔었지만, 이제는 킹스가드의 대장으로서 책임을 가진 리더가 되었다. 킹스가드의 행적을 기록한 화이트 북의 여백을 보며 그는 그 안에 어떤 내용을 채워넣을지가 스스로의 선택에 달려 있다는 것을 느낀다. 그가 브리엔느를 불러 오스키퍼를 맡기는 것은 그 다음에 일어나는 일이다. 제이미의 가치 기준이 달라지면서 세르세이와의 관계가 멀어져 가는 것은 자연스럽다.  

원작 소설은 여러 등장인물들이 번갈아 가면서 한 챕터 씩 맡아 1인칭 시점의 주인공이 되는 방식으로 쓰여져 있다. 그래서 새로운 책이 출간될 때마다 누가 새로운 화자(이야기하는 사람)가 될 지가 독자들 간의 토론 주제가 되기도 한다. 

드라마의 시즌 3, 4에 해당하는 소설 3권에서 새로운 화자로 등장한 것은 제이미와 다보스, 샘웰이었다. 4권에서는 브리엔느와 세르세이가 새로운 화자로 등장한다. 왕좌의 게임은 누가 죽게 될 지도 예상하기 힘들지만, 어떤 조연이 주인공급으로 올라서게 될 지도 예상하기가 힘들다. 

3.

책에서 가장 분량이 많은 사람이 누구일까? 페이지 수까지는 세어보지 못했지만 주인공으로 나오는 챕터의 수만으로 따지면, 1위는 티리온 라니스터이다. 

이 조그만 인간은 조그맣지 않다. 하지만 지금은 최악의 상황을 겪고 있다. 

제이미의 키워드가 명예, 테온의 키워드가 정체성, 존과 대너리스의 키워드가 리더쉽이라면, 내가 생각하는 티리온의 키워드는 사랑이다. 그에 대해서는 다음에 자세히. 

"난 단지 장벽 꼭대기에 올라가서 세상 너머로 오줌을 누고 싶을 뿐이야."
이야기 초기, 장벽을 방문하던 때인 것 같다. 한가롭고 좋았던 시절.

4. 

티리온이 캐틀린의 포로가 되어 이어리(에이레)에서 죽을 위기를 맞게 되었던 것은 브랜을 해치려했다는 혐의 때문이었다. 캐틀린이 그렇게 믿었던 것은 브랜을 해치려고 했던 암살자가 사용했던 발리리안의 강철로 만든 단도가 티리온의 것이었다고 리틀핑거가 거짓말을 했기 때문이었다. 사실 그 단도는 로버트 왕의 것이었다. 

조프리가 타이윈에게 검을 선물 받고 티리온이 선물한 책을 베어 버렸을 때, 조프리는 '발리리아의 강철로 만든 칼이라면 나도 좀 알아' 라고 말한다. 티리온은 이 말을 단서로 조프리에게 우회적인 질문을 해서 조프리가 아버지의 칼을 훔쳐 내서 브랜을 해치려고 한 범인임을 알게 된다. 

신경쓰는 사람은 많지 않지만 작은 수수께끼 하나가 풀린 셈이다. 

5. 

리틀핑거도 이름과 다르게 조그맣지 않다. 그는 거짓말 하나로 스타크 가문과 라니스터 가문 사이에 전쟁을 일으켰고, 결정적인 순간에 배신을 통해 에다드의 몰락을 가져왔으며, 티렐 가문과 라니스터 가문의 연합을 이끌어 내어 전세를 뒤바꿨다. 

그는 그 공로로 하렌할의 성주가 되지만, 하렌할은 항상 그 주인에게 불운을 가져다 주는 성으로 악명이 높았다. 튤리 가문에 충성해 왔던 리버룬과 라니스터 가문의 강력한 동맹이 된 트윈스 사이에서 리틀핑거가 큰 세력을 펼치기는 어려운 형편이다. 사람들은 별 볼 일 없는 지위의 사람이 큰 성의 영주가 되었으니 그가 만족할 것이라고 예상하지만, 그의 야심은 그 정도에 그치지 않는다. 

6.

조프리를 죽인 범인은 리틀핑거가 설명한대로 그와 올레나 티렐이 공범이었다. 

올레나 티렐은 드라마에서 언급되듯이 타가리옌(타르가르옌) 왕가와 결혼할 예정이었으나 스스로의 의지로 그것을 벗어났다. 만약 타가리옌 왕가와 결혼했다면 그녀도 아마 죽음을 피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녀는 스스로 미치광이 왕자와 결혼하는 것을 거부했듯이 그녀의 손녀도 그런 운명을 맞는 것을 두고 볼 수가 없었다.  

조프리의 결혼식 때 올레나 티렐은 티리온 부부에게 다가와 대화를 나누는데, 티리온은 올레나의 남편이었던 루터가 사냥을 하다가 절벽에서 떨어져 죽은 것이 과연 사고였을까 의심한다. (부인 때문에 짜증이 나서 삶에 염증을 느낀 것이 아닌가? ㅋㅋ)  올레나는 티리온을 짜증나게 만든 다음, 산사의 머리장식(드라마에서는 목걸이)의 위치를 바로잡아 주는 데 그 때 진주알처럼 보이는 독약을 빼낸 것이다. (그냥 몰래 가져간 독약을 사용해도 되었을텐데 왜 그렇게 복잡한 절차를 밟았는지는 의문이다.)

올레나는 남편은 좋은 사람이었지만 똑똑하지는 않았고, 아들(현재 티렐가의 영주)은 키우면서 더 매질을 해야 했었다고 후회한다. 앞으로 티렐 가의 운명은 어떻게 될 지도 궁금한 사항 중 하나다. 

조프리를 살해한 동기는 이해가 가지만, 티리온에게 혐의를 뒤집어씌운 것은 합당치 않은 일이었다. 특히 리틀핑거는 산사를 과부로 만들어 자유롭게 만든다는 동기까지 겸해서 티리온에게 혐의가 가게끔 일을 꾸미는데, 결혼식 행사로 난장이들의 쇼를 준비하도록 조프리를 부추긴 것도 리틀핑거였다. 이 행사는 티리온을 모욕하는 데 목적이 있었고, 머리가 너무 좋아 순순히 당하고 있지만 않을 티리온과 조프리 사이에 마찰이 심해질 건 뻔한 일이었다. 

7. 

나이츠워치(Night's Watch, 야경대)는 지오르 모몬트(모르몬트)의 죽음 이후 아직 리더가 정해지지 않았다. 나이츠워치의 대장은 대원들의 투표로 선출되는데, 새로운 대장이 선출되기 전까지 무술 교관이었던 알리서와 에다드를 처형하는 데 참여했던 자노스 슬린트가 편이 되어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알리서는 신참들을 가르치면서 엄격하고 무자비했는데, 존은 윈터펠에서 배운 실력을 통해 훈련생들 사이에서 수평적인 리더쉽을 발휘하면서 자연스럽게 리더가 되었다. 특히 뚱보 샘웰을 알리서의 혹독한 대우로부터 보호하면서 마찰을 빚었었다. 그 때부터 알리서와 존은 적대 관계다.

볼튼의 수하이면서 제이미의 손을 잘랐던 바르고 호트가 로크라는 가명으로 깜짝 출현을 한다. 소설 속에서는 없는 설정이라 향후 전개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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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줄거리 요약보다 드라마를 보신 분들께 지난 줄거리와 원작 소설을 기준으로 좀 더 상세한 맥락을 알려드리는 데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물론 스포일러입니다. 


이번화는 원작 소설과의 차이가 유난히 많았다. 

시즌4가 원작소설의 어디까지를 다룰 것인지가 궁금했었는데, 편들의 제목을 보니 소설 3부의 끝부분까지 다룰 모양이다. 시즌3는 1,2부에 비해 분량이 많았던 3부의 앞부분 3분지 2 정도를 다루었는데, 나머지 분량으로 한 시즌을 만들려고 하니 유난히 각색된 부분이 많아지는 것 같다. 

1.

소설에 나온 장면은 산사가 리틀핑거와 합류하게 되는 장면 정도이다. 

광대 돈토스와 산사의 관계의 이력에 대해서는 앞서 말한 바가 있다. 리틀핑거(페티르 바엘리쉬, 베일리쉬)는 돈토스가 산사에게 거짓말을 했고, 돈을 위해 일을 한 것이며, 자신이 말했듯이 킹스랜딩의 모든 사람은 거짓말장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것은 반쯤 맞는 말이다. 

소설 속에서 산사는 자신을 이끌고 가는 돈토스가 자기 가문의 문양이 그려진 복장을 광대 옷 아래 받쳐 입고 있는 것을 본다. 조프리는 돈토스가 광대 복장이 아닌 귀족 옷을 입고 있다가 발각되면 즉시 처형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었다. 산사가 묻자 돈토스는 이 일을 위해서 기사가 되고 싶었다고 대답한다. 그가 산사에게 모든 것을 정직하게 이야기했던 것도 아니고, 일의 댓가로 보수를 받기로 했던 것도 사실이지만, 산사를 구해내겠다는 그의 약속을 어긴 것은 아니었다. 

리틀핑거는 돈토스를 폄훼하지만, 그것은 산사 앞에서 자기를 정당화하기 위해서이다. 회색빛의 사실을 두고 사람들은 자기에게 유리한 이야기들을 만들어낸다. 

어쨌든, 리틀핑거로서는 당연히 술에 취해 언제 비밀을 누설할 지 모르는 돈토스를 제거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돈토스는 어쩌면 그것을 어렴풋이 알고 있었을지 모르지만, 소녀를 구하는 광대의 역할을 포기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돈토스는 가즈우드 숲에서 산사를 몰래 만나던 때, 광대 플로리안이 처녀 존퀼을 구해내는 유명한 노래의 주인공에 자신을 비유하곤 했었다. 소설 속에서 리틀핑거가 산사에게 가르치는 교훈은, 인생은 노래가 아니라는 것이었다. 이 교훈에는 스타크 가문의 가언(winter is coming)과도 통하는 건전함이 있다. 

그는 계속해서 산사를 가르친다. 아무도 자신이 조프리를 해친 범인이라고 의심하지 않을 것이며, '왕좌의 게임'에서 승리하기 위한 술책 중 한 가지는 아무 목적도 없고 심지어 자신에게 해가 될 것처럼 보이는 일을 행하여 적들을 혼란시키는 것이라는 것이 그의 두 번째 교훈이다.

리틀핑거는 자신이 사랑했으나 모든 것이 밀리는 남자 앞에서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 여자의 딸을 곁에 두고서, 앞으로 계속 이론과 실습을 병행한 교육을 시킬 것이다. 

산사의 좋았던 시절

2.

나머지 부분은 소설에 나오지 않는 장면들이다. 어떤 장면들은 있을 법하고, 어떤 장면들은 좀 실망스럽다. 

산도르가 도둑질하는 장면은 소설에 나오지 않는다. 어느 마을에서 일을 거들어주고 산적들에 대해 보디가드 역할을 하겠다고 제안하지만, 산도르가 블랙워터만의 전투에서 용기를 잃어버렸다는 소문을 이유로 거절당한다. 

아리아와 산도르 두 사람은 허무한 영혼의 동반자이다. 

피의 결혼식 다음에 등장하는 아리아 챕터의 첫 문장은 이렇다. "She could feel the hole inside her every morning when she woke. 그녀는 매일 아침 잠에서 깰 때마다 자기 안에 나 있는 구멍을 느낄 수 있었다." 

산도르의 내면은 표현되지 않지만, 그는 처음부터 가진 것이 별로 없었고, 재산은 깃발없는 형제단에게 모두 빼앗겼고, 아리아로 한 몫 잡고 여차하면 일자리까지 얻어보려고 했던 희망도 날라가 버렸다. 그에게는 자기 얼굴에 화상을 남긴 형(그레고르 클레게인, 마운틴, 산)에게 복수하고 싶은 욕구 외에는 다른 뚜렷한 동기가 없다. 에이레(이어리)에 있는 아리아 이모인 리사에게 아리아를 판다는 계획을 말하지만, 아리아는 산도르가 이제 자기를 감시할 열의도 없다는 걸 알게 된다. 하지만 딱히 갈 곳도 없기 때문에 아리아는 산도르를 떠나지 않는다. 

이런 소설 속의 분위기와 비교를 하자면, 3화에 나오는 에피소드는 글쎄.. 산도르가 악당일지는 몰라도 이번 일은 너무 추잡스럽다. 

3. 

조프리 옆에서 서세이(세르세이,케르세이)와 제이미가 만나는 장면은 소설 속에도 나온다. 하지만, 그건 제이미가 킹스랜딩에 도착한 직후다. 제이미로서는 사지에서 돌아와 다시는 못 볼 지도 몰랐던 서세이를 만난 것이니 두 사람이 관계를 갖는 장면이 좀 더 설득력이 있다. 

소설 속에서 제이미는 조프리의 죽음에 대해 특별한 감정이 생기지 않음을 자각한다. 제이미에게 있어 조프리는 서세이와의 사랑의 부산물이었을 뿐이다. 사실, 서세이를 빼고는 조프리의 죽음을 슬퍼하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

타이윈이 조프리의 동생 토멘과 주고 받는 문답은 좋았다. 

4. 

티리온은 포드릭을 그렇게 보내지 않았다. 포드릭은 브론을 데려오지만, 브론이 해 줄 수 있는 일은 증언이 아니라 티리온을 대신해 유무죄를 판단하는 결투에 나서 주는 것이다. 브론은 에이레에서 결투를 통해 리사의 기사를 죽이고 티리온을 살려 내었지만, 이번에는 거절한다. 그레고르 클레게인(산)과의 결투는 너무 위험 부담이 크고, 이미 서세이로부터 보상을 받은 터라 그런 위험을 무릅쓸 동기가 없다.  

티리온은 브론과의 대화 끝에 납득한다. 그래도 브론은 티리온에게 불리한 거짓 증언도 하지 않았고, 감옥을 나가기 전에 뒤돌아서 앞으로 어떻게 할 거냐고 물어보기까지 한다. 그 정도 관심이면 브론 같은 사내에겐 따뜻한 호의라고 봐야 한다. 

티리온은 그레고르 클레게인을 직접 결투에서 물리칠 거라고, 그러면 노래로 불리워질 위업이 아니겠냐고 대답한다. 브론은 그 노래를 듣기 원한다고 하고 나간다. 

포드릭이 옆에서 티리온에게 미안하다고 하자, 티리온은 왜 네가 미안하냐고, 브론이 오만하고 속이 시커먼 악당인 건 원래 알고 있었고, 내가 그를 좋아했던 점이 그거라고 말한다. 


브론, 매력남

"얘기해 봐, 브론. 내가 아이를, 아직 엄마 가슴에 매달려 있는 무고한 어린 여자아이를 죽이라고 말한다면, 자네는 할 건가? 묻지도 않고?" "묻지도 않고? 아뇨. 난 얼마를 줄 건지 물어볼 겁니다." (책 2부에 나오는 문답)

5.

야인들이 마을을 습격하는 장면은 원작 소설에 안나오지만 있을 법한 장면이고 인상적이었다. 저런 일을 막기 위해 나이트워치(야경대)가 있는 것. 

이그리트, 박력 있다. 

6. 

스타니스는 드라마 속에서 너무 찌질하게 그려지는 듯. 조프리가 죽었다니까 피가 있었으면 하고 아까와 하는 모습이 보기에 안습이다.

다보스는 시린(쉬린)과의 대화 속에서 힌트를 얻는데, 시즌3에 나왔던 장면을 답습하는 것 같아 아쉽다. 시즌 3에서 다보스는 그 때 얻은 힌트를 갖고 스타니스와 멜리산드레를 대면했었고, 덕분에 왕명을 어기고도 목숨을 건졌다. 그러면 그 때 결정된 일을 실행에 옮기는 것이 자연스러운 흐름인데, 앞에 말했듯이 느린 템포로 나아가다 보니까 사족의 장면을 끼워넣게 된 것이 아닌가 싶다. 

그렇지만, 다보스와 시린의 대화 자체는 좋았다. 특히 정의를 앞세우는 사람들이 밀수꾼과 해적을 구분 못하더라는 대사. 정의의 여신이 안대로 눈을 가리고 있는 이유가 그런 것이 아닐까? 

아리아의 친구 자켄의 고향 브라보스는 점점 더 비중이 커진다. 이 도시는 중세의 베네치아를 모델로 했다고 보면 될 것이다. 

7. 

미린(머린) 정복에 나선 대너리스. 

다른 사람들이 나선다고 할 때는 다 만류하다가 다리오 나하리스가 나선다고 하니까 한 마디로 승인하는 장면은 극작가의 각색 솜씨가 빛났다. 다리오를 대할 때의 대너리스의 표정은 뭐라고 형용할 수가 없다. 

그리고 그녀가 고대 발리리아어로 연설하는 걸 들을 때면 살짝 소름이 끼치는 느낌이 난다. 

새로운 언어를 만들어내다니 제작팀도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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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리뷰와 마찬가지로 이 글은 줄거리를 요약하려는 목적보다, 드라마를 보신 분들에게 좀 더 상세한 맥락을 알려드리는 데 목적을 두고 있습니다. 물론 스포일러입니다. 

줄거리에 대한 요약은 다른 블로그들에서 보실 수 있을텐데, 제가 본 중에선 아래 링크가 상세한 것 같으니, 참고하세요. 

http://m.blog.naver.com/purplemind89/100209397793


1.

램지(람제이) 스노우는 드레드포트의 영주 루제 볼튼의 서자이다. 서자들은 가문의 이름 대신 서자임을 나타내는 성을 갖게 되는데 그 성은 지역마다 다르다. 북부에서는 스노우(Snow), 아린 가문이 통치하는 산이 많은 배일 지방에서는 스톤(Stone), 튤리 가문의 리버룬 지역에서는 리버(River)가 그에 해당한다. 그렇기 때문에 존은 존 스타크가 아니라 존 스노우라고 불린다. 

사막이 많은 돈 지방에서는 샌드(Sand)가 서자임을 나타낸다. 서세이(케르세이, 세르세이)가 오버린 마르텔의 정부 엘라리아 샌드와 인사하면서 샌드라는 가문은 들어보지 못했다고 말하는 것은, 그녀와 오버린을 모욕하려는 것이다. 돈 지역의 사람들은 다른 여섯 개 왕국과 다른 이국적인 문화를 지니고 있고, 자유분방하고 정열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2.

전에 말했듯이 원작소설에서 제이미와 브리엔느가 킹스랜딩으로 귀환하는 시점은 조프리의 결혼식 이후, 즉 조프리가 죽고 티리온이 범인으로 몰려 감옥에 갇힌 이후이다. 그렇기 때문에 제이미와 티리온이 결혼식 전에 대화를 나누는 장면 같은 부분은 드라마의 각색이다. 

그렇지만 원작소설에서도 티리온과 제이미의 우애는 각별한 것으로 나온다. 

나중에 티리온이 감옥에서 제이미를 대면할 때, 제이미의 오른손이 잘려나간 걸 본 티리온은 신경질적인 웃음을 터트리면서 이렇게 말한다. 

"Oh, gods. Jaime, I am so sorry, but ... gods be good, look at the two of us. Handless and  Noseless, the Lannister boys"

"오, 세상에, 제이미. 미안해. 하지만.. 맙소사, 우리 둘을 봐. 한 명은 손이 없고 한 명은 코가 없는, 라니스터 형제들이야." (티리온의 부상은 원작소설에서는 코가 거의 잘려나갔을 정도로 심한 것으로 묘사된다.)

제이미는 이렇게 대답한다. "There were days when my hand smelled so bad I wished I was noseless." 

"내 손에서 하도 악취가 나서 나한테 코가 없었으면 하고 바랬던 날들이 있었지."

제이미와 티리온 두 사람이 만나 대화를 나누는 장면은 소설 전체를 통해 이 때가 유일무이하다. 

나는 이 두 형제가 마음에 든다. 


아래 링크를 가보면, Why we love the Lannisters(우리는 왜 라니스터 가문 사람들을 좋아하는가)? 라는 제목으로 설문을 하고 있다. 

http://www.fanpop.com/clubs/house-lannister/picks/results/1162473/tumblr-why-love-lannisters-pick


3. 

원작 소설에서 제이미의 검술 수련 상대는 브론이 아니라 일린 페인이다. 물론 검술 연습을 시작하는 것도 티리온의 권고 때문이 아니고 제이미가 스스로 생각한 것이다. 

에다드를 처형했던 왕의 사법관 일린 페인은 혀가 잘려 말을 하지 못하고 글도 쓰지 못한다. 자신의 취약함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지 않은 제이미의 입장에서는 이상적인 검술 상대이다. 

제이미는 일린 페인과 동행하면서, 그의 침묵을 마음에 들어 한다. 그러면서 여러 가지 자기 이야기를 그에게 하는데, 어느 날 일린 페인이 자기 이야기를 듣고 웃자, 그가 너무 수다스럽다고 불평한다. 하지만 그건 좀 나중의 일이다. 

4. 

원작 소설과 가장 달라진 부분 중의 하나는 티리온과 셰이의 관계이다. 

드라마는 드라마 나름의 논리가 있는 것이니 각색이 나쁘다고 할 수는 없는 일이지만, 원작 소설이 갖고 있던 뉘앙스들 중 매력적이었던 부분이 달라진 것에 대해서는 언급을 하고 싶어진다. 

티리온 라니스터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그에 대해서는 따로 자세히 써보려고 한다. 

5. 

시즌3 때 언급된 내용이지만, 루제 볼튼의 부인이 뚱뚱한 이유는, 왈더 프레이가 루제 볼튼을 사위로 맞으면서 신부의 몸무게만큼의 은을 지참금으로 주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6. 

스타니스와 멜리산드레가 불태우는 희생자는 알레스터 플로렌트로, 스타니스의 부인인 셀리세의 죽은 아버지의 형이다. 

드라마에서는 셀리세의 형제로 불의 신을 믿지 않는다고 해서 화형당하는 것으로 나오나, 원작 소설에서는 형제가 아니라 백부이고, 스타니스 왕에 대한 반역을 도모했다는 이유로 화형을 당한다. 알레스터는 다보스 이전에 핸드(수상) 역할을 하면서 스타니스의 허락을 받지 않고 조프리 쪽과 협상을 진행하다가 반역죄로 몰려 감옥에 갇혀 있었다. 알레스터는 핸드로서의 재량이었고 스타니스를 위한 것이었다고 애원해 보지만 소용이 없었다. 

드라마에서는 스타니스 쪽의 광신적인 측면이 강조되는데, 원작소설에서는 나름대로의 논리가 있는 가치관에 따라 행동하는 스타니스와 멜리산드레이고 나름의 매력이 있는 캐릭터들인데 좀 아쉽다. 

다보스가 원래의 신앙을 버리지 않고도 핸드 직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을 생각해 본다면, 드라마의 상황은 그 자체로도 개연성이 떨어진다. 

7. 

조프리는 서세이(세르세이) 왕비의 사랑하는 아들이었다. 로버트 왕과의 불화 때문에 서세이는 자식들에게 더 집착하는 경향이 있었다. 미르셀라를 돈으로 보냈다는 이유로 티리온을 더욱 더 증오하게 되었고, 스타니스에 의해 성이 함락되기 일보 직전의 상황에서도 조프리가 왕이 지키고 있어야 하는 자리를 떠나 자기 옆으로 오도록 만들 정도로 비합리적인 모성애를 보였다. 

그러던 아들이 결혼식에서 비참하게 죽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그녀가 어떤 심정이었을지는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퍼플 웨딩(자줏빛 결혼식)이라는 부제는 숨이 막힌 조프리의 자줏빛 얼굴에서 따온 것이고, 레드 웨딩, 즉 프레이 가문이 연출한 붉은 결혼식에 빗댄 것이기도 하다. 

조프리 역을 맡은 배우는 더 이상 연기를 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이런 끔찍한 모습으로 퇴장한다니 좀 안됐다. 

조프리의 죽음을 가져온 범인에 대해서는 따로 쓴 내용도 있지만 다음 회 쯤에서 드러날 것이니 기다려 보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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