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는 원작 소설의 플롯을 잘 따르는 편이지만, 물론 여러 부분이 각색되어 있다. 

이 블로그에서 줄거리 소개는 주로 원작 소설을 기준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드라마를 보시는 분들을 위해 소설과 드라마의 차이나는 부분을 정리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1. 티리온과 셰이

셰이(샤에)는 티리온의 정부이지만, 드라마에서는 두 사람의 관계가 사랑에 가까운 것으로 묘사된다. 셰이는 부상을 입은 티리온을 찾아가서 함께 떠나자고 얘기하기도 하고, 바리스가 돈을 주면서 떠나보내려 할 때도 거절하고 티리온의 곁에 남는다. 하지만, 소설 속의 셰이였다면 바리스가 그 정도의 돈을 줬다면 거절하지 않았을 것이다. 

소설은 챕터마다 각 등장인물의 시점으로 그려지기 때문에 셰이가 티리온에 대해 가졌던 감정이 어떤 것이었는지 100% 확실하게 드러나는 건 아니다. 스스로 마음 속 생각까지 드러내는 주요 등장인물들을 제외하고 나머지 인물들에는 모호함이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 아니, 지금 화자의 입장이 되어 묘사를 하고 있는 등장인물들조차 모호함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예를 들어, 제이미가 브리엔느에 대해 속으로 생각하는 내용들을 문장으로 읽어도, 제이미가 브리엔느에 대해 갖고 있는 감정이 아주 명확한 건 아니다. 원래는 남이 하는 얘기에는 신경도 안쓰는 제이미가 브리엔느의 말에는 상처를 받는 것, 브리엔느의 외모에 대해 잔인한 농담을 생각하면서도 그걸 겉으로 얘기하지 않는 것, 결정적으로 브리엔느를 위해 하는 선택과 행동 같은  걸 보면서 짐작을 할 따름이다. 이런 효과는 이 소설의 큰 매력 중 하나이다. 

그런 모호함이 있긴 하지만 셰이의 말이나 행동으로 판단하기에 그녀는 티리온에 대해 애정이 없다. 줄곧 티리온을 즐겁게 해 주고 듣기 좋은 이야기를 하지만 진정성은 느껴지지 않으며, 티리온의 곁에 있는 이유는 티리온이 귀족이고 부자이기 때문에 자신에게 이득이 되기 때문이다. 셰이는 말 그대로 몸을 파는 매춘부일 뿐이다. 

이런 관계의 차이가 앞으로 이야기의 진행에 어떻게 반영이 될 지가 궁금한 사항 중 하나다. 

2. 브리엔느

드라마에서 브리엔느는 제이미(자이메)를 호송하는 길에 마주친 북부의 병사 셋을 살해한다. 하지만 소설 속에서 브리엔느가 최초의 살인을 경험하는 것은 한참 후이다. 

사소한 차이일 수는 있겠지만, 착한 브리엔느가 드라마에선 좀 험악하게 나온 것 같아서.. 

3. 젠드리

드라마에서 깃발없는 형제단은 돈을 받고 스타니스에게 젠드리를 팔아넘긴다. 소설 속에서는 없는 장면이다. 깃발없는 형제단이 정의로운 것만은 아니지만, 무고한 젊은이를 돈을 받고 판다는 설정은 좀 불만이다. 

소설에서 젠드리는 깃발없는 형제단에 소속되는 것을 원하고 그로 인해 아리아는 젠드리에게 실망한다. 그리고 젠드리는 나중에 다시 소설에 등장하는데 그때도 여전히 깃발없는 형제단과 함께 지내고 있다. 

멜리산드레(멜리산더)가 불태우려고 했던 서자는 젠드리가 아니라 에드릭 스톰이었는데, 이 어린 소년은 다른 로버트 왕의 서자와 달리 귀부인에게서 태어났고, 렌리의 본거지였던 스톰즈 엔드 성에서 자랐다. 스타니스가 렌리의 군대를 접수하던 무렵에 포로로 잡혔지만 스타니스의 딸인 시린(쉬린)과 어울려 놀면서 좋은 대접을 받고 있었다. 하지만 멜리산드레는 끊임없이 왕의 피를 요구했고 스타니스는 계속 거부하다가 결국 설득에 넘어갈 시점에 다보스가 일을 저지른다. 그러니, 다보스가 탈출시킨 것도 에드릭이었고 젠드리가 아니었다. 

4. 바리스와 리틀핑거

리틀핑거를 좋아하는 사람은 거의 없겠지만, 바리스에게는 약간의 팬이 있다. 소설의 캐릭터도 드라마의 캐릭터를 많이 담기는 했지만, 드라마의 바리스는 소설 속의 바리스보다 더 착하고 공정해 보이고, 드라마 속의 리틀핑거는 좀 더 악독하게 그려지는 듯한 느낌이 있다. 

바리스는 감옥 속의 에다드를 설득하면서 자신은 개인적 동기가 아니라 왕국을 위해 봉사를 한다는 말을 하기도 하고, 티리온에게 우호적인 칭찬과 도움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멋진 말을 한다고 해서 바리스가 진심을 말하고 있는 것인지는 불분명하고, 티리온에 대한 호의가 드라마에서만큼 명백하게 드러나는 것도 아니다. 그가 타르가리옌 왕조의 부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해 보이나 아직 여러 가지 부분들이 비밀에 쌓여 있다. 티리온은 나중에 바리스를 기회가 있을 때 죽이지 못한 것을 후회하지만, 그 정도로 바리스를 미워하는 건지, 일종의 넋두리인 건지는 알기 어렵다. 

바리스가 셰이에게 너 덕분에 티리온이 더 나아졌다(예전에는 술도 마시고 도박도 하고 창녀들과 잠도 잤지만 지금은 술만 마신다)고 얘기하는 장면은 따뜻하다. 원작 소설에서는 그와 같은 따뜻함이 드라마보다 더 드물다. 하지만 드라마의 바리스가 소설 속의 바리스와 아주 다른 캐릭터라고 할 수는 없다. 소설 속에서는 좀 더 미묘하고 모호하게 표현되고 있는 부분들을 좀 더 드라마답게 묘사하는 정도라고 할 수 있겠다. 

한편, 소설 속에서 로스라는 캐릭터는 등장하지 않는다. 따라서, 리틀핑거가 자신을 배신한 로스를 조프리에게 바쳐 죽게 만드는 에피소드도 등장하지 않는다. 리틀핑거가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남을 희생시킬 수 있는 캐릭터이긴 하지만, 드라마에서가 더 잔인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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