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로 원작소설과 비교를 해 가면서 드라마 리뷰를 하고 있습니다. 드라마를 보신 분이라는 전제 하에 쓴 글이므로, 당연히 드라마를 안 보신 분께는 스포가 되겠습니다. 

1. 
대너리스가 사람을 용에게 먹이는 장면은... 글쎄. 노코멘트다. 
원작에서는 바리스탄 셀미 옹이 건재하시다. 
시즌5에서부터 부쩍 원작과의 차이가 벌어지는 느낌인데, 
어쩌면 드라마의 진도가 원작의 진도를 따라잡게 될 상황이 곧 올 수 있다고 생각하고, 원작에 얽매이지 않을 방침인지도 모르겠다. 

2. 
리더는 서로 상반되는 가치 사이에서 선택을 하고 다른 사람들까지 설득을 하거나 때로는 권력을 사용해서 밀어붙이는 일도 해야 한다. 
아에몬은 존의 결정이 옳은지 여부에 대해 자문하지 않는다. 
다만 마음 속의 소년을 죽이고 성인이 되라고, 결정하고 책임을 지라고 말한다. 
상황 상 어쩔 수 없었다거나 다른 사람들의 뜻이 그러했다는 식의 변명을 할 수가 없는 것이 리더의 처지이다. 
어쩔 수 없어 보이는 상황에서도 대안을 만들어내야 하고, 다른 권력자나 대중의 뜻에 맞설 때와 타협할 때를 판단해야 한다. 
존이 해야 하는 결정들은 어려운 것들 뿐이다. 
겨울은 오고 있고, 식량은 모자르고, 야인들은 절박한 처지로 몰렸고, 백귀의 침범이 임박했고, 윈터펠엔 볼튼 가가 있고, 리더쉽의 권위는 약하다. 
존이 야인들과 협력하려는 명분은 백귀에 공동으로 맞서고 야인들이 죽어 그들이 부리는 시체가 되지 않게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밑바탕에는 존의 인도주의가 역할을 하고 있다. 
이그리트를 처음 만났을 때 그녀를 해치지 않았던 심성 착한 존은 야인들과 함께 생활을 하면서 그들을 적이 아니라 사람으로 보게 되었다. 
그건 맨스 라이더의 경력과도 비슷하다. 하지만, 맨스와 달리 존은 야경대에 남았고 자신의 의무를 저버리지 않는다. 
의무를 저버리지 않으면서 의무를 다하는 것 이상의 최선을 찾기 위해 고민하는 모습, 
인도주의적이지만 냉혹한 현실을 가볍게 여기지 않는 것이 존의 매력이다. 

아에몬은 샘웰에게서 대너리스에 대한 소식을 듣는데, 타가리옌 왕가의 남은 후손은 그녀와 아에몬 뿐이다. 
왕가가 몰락하는 동안 그는 세상의 끝 장벽에 머물러야 했다. 

3. 
토문드는 장벽을 넘어와 있다가 사로잡혔는데 전투에 패하고 야인들이 하드홈에 몰려 있다는 것을 어떻게 알았을까?
원작에서 토문드는 전투에서 포로가 되지 않았었다. 
야인들은 여러 집단으로 나뉘어 있는데, 그 중의 한 세력을 이끌던 토문드는 존과 협상을 거쳐 협력하기로 한다. 
하드홈에 많은 무리가 모여 있다는 이야기는 이스트 와치 성을 지키던 지휘관으로부터 보고가 된다. 

4. 
램지 볼튼이 오랜만에 코미디를 선보였다.  
형제를 죽인 원수와 대면시키고는 주말 드라마에서 별 것 아닌 일로 싸운 오누이 화해시키는 듯한 대사를 친다. 
진정한 사과는 눈을 보고 하는 거지, 상당히 어색한 시간이었네요.. 이런 대사들. 
참 특이한 정신 구조다. 

5.
샘웰은 길리가 자기보다 지식은 적지만 바느질도 잘 하고 청소도 잘 하고 자기보다 잘하는 일이 많지 않냐, 라고 위로하지만, 
얼핏 현명해 보이는 이 멘트들은 길리의 마음에 별로 들지 않는 모양이다. 
마침 스타니스가 와서 구원을 해 준다. 
스타니스와 샘웰의 대화에서, 전에 말했던 샘웰 탈리의 아버지 랜딜 탈리에 대한 일화가 등장한다. 
전투력이 웨스테로스 대륙 최강이었떤 로버트 바라테온을 한 때 무찌를 정도였으니, 1:1 대결은 아니었다고 하더라도 대단한 무장이다. 
그런 그에게서 샘웰 같은 아들이 태어나다니 아이러니한 일이다. 

6. 
원작에서 스타니스는 야인들을 무장시켜 군대에 들이고자 하지만, 존은 장벽의 버려진 성들을 채우는 데 야인들을 활용하고자 한다. 
존은 야인들 대신 북부 산지에 사는 부족들에게서 군대를 모으라고 스타니스에게 조언한다. 
산지의 부족들을 하나씩 방문하여 부족장들과 술을 마시고 스타크 가문의 복수를 하겠다고 하면 이들 부족은 난생 처음 눈 앞에 직접 보게된 왕에게 기꺼이 협력해 줄 거라는 것이다. 
존은 어느 부족부터 상대를 해라, 그러면 다른 부족들은 그대로 따를 것이다, 산지를 벗어나서는 어느 성을 먼저 치라는 식의 유용한 조언을 해 준다. 
스타니스로서는 통제하기도 힘들고 훈련도 받지 않은 야인들보다 훨씬 도움이 되는 병력을 얻을 수 있는 괜찮은 제안이었다. 
어쨌든, 스타니스는 존을 뒤에 두고 출정을 떠난다. 
윈터펠 점령도 쉽지 않은 일이고, 윈터펠을 점령한 이후의 일도 쉽지가 않아 보이는 상황이다. 
존으로서도 어쨌든 미운정 고운정 들었던 왕을 떠나 보내고, 쉽지 않은 문제들을 혼자 풀어나가야 한다. 

스타니스와 볼튼의 진군로. 루스 볼튼은 프레이 가문과 헤어져 북쪽으로 오고,
램지 볼튼은 볼튼 가문의 근거지인 드레드포트에서 출발해 아버지와 합류한다.
스타니스에게 합류하는 작은 화살표의 출발점이 모르몬트 가문의 섬이다.
화살표에 표기되어 있는 Alysane은 조라의 사촌여동생으로, 가문의 상속자이다.

7.
티리온과 조라는 발리리아의 폐허를 지나간다. 
발리리아는 동쪽 대륙의 상당한 부분을 지배하던 강대한 제국이었지만, 거대한 화산과 지진, 해일 속에 중심지가 멸망하면서 사라졌다. 
원래 반도였던 지역이 섬이 되었는데, 선원들은 이 섬에 저주가 내렸다고 여겨 가까이 접근하지 않는다. 
드라마에서는 조라가 혼자 카누 같은 배를 몰고 가지만, 원작에서는 볼란티스에서 머린까지는 큰 바다를 지나야 한다. 
원작에서 두 사람은 대양에 걸맞는 큰 배를 타고 가고, 배 안에서도 여러 가지 일들이 벌어지는데 일단 드라마에선 생략이 되었다. 
드로곤을 두 사람이 함께 바라 보는 장면은 환타지 소설에서 즐겨 쓰는 장면이지만 역시나 카타르시스를 준다. 
반지의 제왕에서 모리아의 동굴에 들어서는 갠달프와 프로도 일행의 경탄을 기억하는지? 
여행이란 대개는 지루한 행군과 대처해야 하는 사건들 사이를 오고 가는 것이지만, 가끔씩 목적지와 임무와 고달픔과 앞날의 위험 따위를 잊고서 바라 보게 만드는 경탄의 대상을 만나게 마련이다.

조라와 티리온의 (지나 왔거나 앞으로 가고자 하는) 항로.

8. 
greyscale, 스타니스의 딸의 얼굴에 흉터를 남긴 회색병이 심해지면 온 몸에 번져 스톤맨이 된다. 
드라마에 묘사되었듯이 스톤맨은 좀비 비슷한 존재이다. 
원작에서 이 스톤맨들의 습격은 볼란티스로 향해 가던 강 위에서 벌어진다. 
티리온은 그 이후로 틈날 때마다 손가락과 발가락을 찔러 보는 일을 취미로 삼았다. 
회색병의 시작은 작은 부위의 피부 감각이 사라지는 것에서 시작하기 때문이다.


반응형

주로 원작소설과 비교를 해 가면서 드라마 리뷰를 하고 있습니다. 드라마를 보신 분이라는 전제 하에 쓴 글이므로, 당연히 드라마를 안 보신 분께는 스포가 되겠습니다. 

드라마 자체에 대한 줄거리 리뷰와 화면 캡처는 다른 분이 작성하신 아래 링크를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1. 
제이미가 돈으로 가는 길에 보는 타스 섬은 브리엔느의 아버지의 영지이다. 
렌리가 궐기하기 전까지 브리엔느는 섬에서 영주인 아버지 밑에서 곱게 자라던 처녀였다. 브리엔느의 아버지에 대해서 많은 정보는 없지만, 아마 딸이 무술을 배우는 걸 허용할 정도로 관대한 아버지였을 것이다. 
브리엔느의 어머니는 일찍 돌아가셨고 다른 형제자매도 어린 나이에 죽었다. 
그녀의 외모는 그녀를 다른 사람에게 존중받기 힘들게 만들었는데, 그녀는 숙녀가 되는 대신 기사가 되는 것을 꿈꾸게 되었다. 
3화의 리뷰에서 인용했던 그녀의 대사를 보자. 
"(사람들이 부를 노래 속에서) 모든 기사들은 용감하고 모든 처녀들은 아름답고, 태양은 언제나 빛나고 있겠죠."
그녀는 아름다운 처녀가 되지 못할 운명을, 용감하고 명예로운 기사가 되는 것으로 극복하고자 했던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뛰어난 무술 실력 때문에 그녀를 존중하기보다는 오히려 부자연스럽고 이상한 존재로 여겼다. 
그녀를 제대로 존중해 준 사람은 렌리, 캐틀린, 그리고 제이미 라니스터 정도였다. 

2. 
메이스 티렐이 무골호인처럼 그려지긴 하지만, 그래도 강력한 티렐 가문의 영주이다. 
왕비의 말 몇 마디를 듣고 브라보스에 부채 협상 하러 가는 건 그의 신분에 좀 어울리지 않아 보인다.

3. 
소설 속에서 세르세이가 하이스패로우, 새로운 하이셉톤과 거래를 하는 이유는 왕실이 교회에 진 빚을 탕감받기 위해서였다. 
그 댓가는 교회가 자체적인 군사력을 갖도록 허용하는 것이었다. 
세르세이는 이것이 남는 장사라고 생각했지만, 역사를 알고 정치적 식견이 있는 사람들은 그 위험성을 보고 세르세이의 어리석음에 놀란다. 
왕권과 독립적인 군사력의 허용은 곧 사법권을 비롯한 왕의 권력이 강하게 견제받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의미를 세르세이는 나중에 알게 될 것이다. 

4. 
이 드라마의 작가들은 종교에 대해 상당히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지 않나 싶다. 
멜리산드레도 그랬지만 이마에 문신을 새기고 난동을 부리는 신자들의 모습도 반감을 일으키게 묘사된다. 
더군다나 동성애 이야기까지 넣어 신자들의 독선을 더 돋보이게 한다. 
원작에는 로라스 티렐의 동성애가 직접적으로 언급되지 않는다. 
란셀은 죄책감에 사로잡혀 괴로와하다가 세속적인 권리를 버리고 종교를 수호하는 성기사들의 집단에 투신할 뿐이다. 

5. 
멜리산드레 역시 원작에 비하면 품위가 떨어진다. 
존을 성적으로 유혹하는 장면은 나오지 않는다. 
그녀는 예언하는 능력을 통해 존의 신뢰를 얻으려고 할 뿐이다. 

"..난 당신의 장벽에 대한 꿈을 꾸었답니다, 존 스노우... 곧 당신은 내가 매우 필요하게 될 거에요. 내 우정을 거절하지 말아요, 존. 난 당신이 폭풍 속에서, 적들에게 사방을 둘러쌓인 채 서 있는 모습을 보았어요. 당신에겐 정말 많은 적들이 있어요. 내가 그 이름들을 말해 줄까요?"
"난 그 이름들을 알고 있습니다."
"그렇게 확신하지 말아요.. 당신이 두려워할 것은 면전에서 당신을 저주하는 적들이 아니라 당신이 보는 동안에는 웃다가 등을 돌릴 때 칼을 가는 자들이에요. 당신의 늑대를 항상 주변에 두는 것이 좋을 거에요. 난 얼음과 어둠 속의 단검들을 보았어요. 단단하게 굳은 붉은 피와 칼날들을. 그리고 아주 추웠어요."
"장벽에선 항상 춥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나요?"
"부인, 난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당신은 아무 것도 모르는 거에요, 존 스노우, " 그녀는 이렇게 속삭였다. 
"Then you know nothing, Jon Snow," she whispered. 

"레이디 멜리산드레는 관을 쓰지 않았지만,
그곳의 모든 사람들은 그녀가 스타니스 바라테온의
진정한 왕비임을 알고 있었다." 
꽤 예쁘심. 

6. 
리틀핑거가 산사에게 해 주는 이야기는 타르가리옌 왕조의 멸망의 시작에 관한 것이다. 
마지막 왕 아에니스의 아들 라예가르 왕자는 하렌할 성에서 벌어진 마상시합에서 우승한 다음, 그 영예를 자기 부인이었던 엘리아 마르텔 대신 에다드의 여동생이었던 리안나 스타크에게 바친다. 
그리고 얼마 후 라예가르는 리안나를 납치한 것으로 알려지는데, 정말 납치인지 리안나도 동의한 것인지 자세한 사정은 알려져 있지 않다. 
아무튼 리안나의 오빠이자 에다드의 형이었던 브랜든 스타크는 킹스랜딩에 가서 라예가르에게 결투를 신청하다가 아버지인 '미친 왕' 아에리스에게 붙잡힌다. 
그리고 아들을 위해 탄원하러 온 스타크의 영주를 브랜든과 함께 처형한다. 
로버트의 반란은 이 일로 시작된다. 리안나의 약혼자였던 로버트 바라테온과 아버지와 형을 잃은 에다드 스타크, 그리고 이들의 후견인이었던 이어리의 존 아린이 타르가리옌 왕가에 반기를 든 것이다. 
바라테온, 스타크, 아린, 툴리 가문이 반란군이었고, 타르가리옌 왕가 편에는 티렐 가문과 돈 가문이 합세했다. 
라예가르 왕자는 전투에서 로버트 바라테온에게 쓰러졌다. 
라니스터 가문은 중립을 지키다가 마지막 순간에 킹스랜딩을 급습하여 함락시켰고, 그 와중에 그레고르의 손에 엘리아 마르텔 등이 숨졌다. 
리안나는 돈 땅의 어느 성에서 머물다가 에다드에 의해 구출(?)되지만 오빠의 눈 앞에서 숨진다. 
그녀는 죽기 전에 에다드에게 무엇인가를 말해 주지만 그녀의 요구에 의해 에다드는 비밀을 지킬 것을 약속한다. 
에다드는 전쟁이 끝나고 윈터펠로 돌아가는 길에 갓 태어난 아기인 존을 데리고 간다. 
이런 전후사정 때문에 존 스노우가 라예가르 왕자와 리안나 사이에 태어났다는 이론도 있다. 

리안나에게 꽃을 바치는 라예가르 왕자. 비극의 서막.

7. 
오베린 왕자의 서녀들, 샌드 스네이크들이 터프하게 등장했다. 
브라보스 출신 선장을 죽이는 장면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지나치게 함부로 사람을 죽이는 것 같아서이다. 

8. 
티리온. 조라의 정체를 간파해낼 만큼 똑똑하지만, 곰 아저씨를 놀려 봤자 얻어 맞기 밖에 더하겠나. 


반응형

주로 원작소설과 비교를 해 가면서 드라마 리뷰를 하고 있습니다. 드라마를 보신 분이라는 전제 하에 쓴 글이므로, 당연히 드라마를 안 보신 분께는 스포가 되겠습니다. 

드라마 자체에 대한 줄거리 리뷰와 화면 캡처는 다른 분이 작성하신 아래 링크를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1. 
아리아가 머물고 있는 흑백의 집은 다면신(many faced god)을 믿는 신전이다. 
이곳에는 여러 민족들이 믿는 신의 신상들이 함께 있는데, 그 중에는 웨스테로스에서 믿는 일곱 신 중 이방인 신(stranger)의 상도 있다.
다면신 신앙은 동쪽 대륙을 지배하고 있었던 고대 발리리아 제국의 광산에서 일하던 노예들에게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이 종교의 창시자는, 노예들이 출신도 다양하고 믿는 신도 다양했지만, 이 다양한 신들이 실제로는 하나의 신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또한 그는 죽음이 고통받는 존재들에 대한 신의 선물이라는 것도 깨달았다. 
그는 노예들 중에서도 가장 고통을 받고 죽음을 원하던 이에게 신을 대신해서 그 선물을 전달하는 것으로 자신의 깨달음을 실천하기 시작했다. 
흑백의 집은 얼굴없는 자들(faceless men)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의 집단의 본부이기도 하다. 
이 집단은 일종의 길드(동업자집단)로서, 장의사 일도 하고 죽음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안락사를 제공하기도 하며 청부살인을 하기도 한다. 
물론 이 중에서 가장 기술을 요하는 일은 청부살인일 것이다. 
하지만 돈을 준다고 해서 무조건 의뢰를 받는 것도 아니고 요구하는 댓가가 같은 것도 아니다. 
로버트 왕이 살아 있을 때 이들에게 대너리스에 대한 암살을 의뢰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가 나왔지만, 상인 한 사람을 죽이는 데도 용병부대를 고용할 수 있는 돈의 절반이 들어갈 것이고 여왕을 죽이는 데는 상상도 못할 금액이 들어갈 것이라는 이야기를 리틀핑거가 하면서 보류됐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선 훨씬 적은 댓가로 살인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댓가는 지불하는 사람의 희생이라는 기준으로 측정된다. 
예를 들자면 어떤 가난한 여인이 자기의 아이를 얼굴없는 자들에게 위탁하는 것이 그녀가 원하는 살인의 댓가로 충분할 수 있다. 

2. 
브리엔느가 포드릭에게 이야기하는 사연은, 원작에서는 렌리의 군대에서 일어난 일이다. 
렌리는 인기가 많아서 조프리에 대항해 궐기했을 때 남쪽의 많은 영주들이 군대를 보내 지원했다.  
이들 중에는 젊은 상속자들과 기사들이 많았다. 
캐틀린은 그들을 여름의 기사들이라고 칭한다. 
젊고 유쾌하고 활기차며 강해 보이지만, 시련이 닥치면 바람에 떨어지는 사과들처럼 떨어질 이들. 
스타니스가 렌리를 해치기 전까지 그들의 앞길은 밝아 보였고, 그들은 마치 잔치를 즐기듯 전쟁의 분위기를 즐겼다. 
브리엔느를 두고 내기를 한 것도 그런 유쾌함의 일환이었다. 
몇몇 젊은 기사들이 누가 브리엔느의 처녀성을 빼앗느냐를 두고 내기를 한 것이다. 
아버지의 섬에서 지내다가 처음으로 넓은 세상에 나온 브리엔느는 젊고 잘생긴 여러 기사들이 구애를 해 오자 태어나서 처음 겪는 일이라 의아해 한다. 
이 내기는 렌리의 선봉장 역할을 하던 렌딜 탈리에 의해 발각되고 중단된다. 
렌딜 탈리는 샘웰 탈리의 아버지로, 아들이 남자답지 못하다고 나이트워치로 쫓아내 버린 인간미 없고 엄격한 영주다. 
그는 내기에 대해 브리엔느에게 이야기해 주면서, 이런 일은 여자가 군대에 들어와 생긴 일이니 갑옷을 벗고 고향으로 돌아가라고 말한다. 
살아오면서 냉대와 모욕에 익숙했던 브리엔느지만 이 일은 그 중에서도 큰 상처가 된다.  
원작에는 브리엔느와 포드릭 커플에 한 남자가 더 끼어드는데, 이 사람은 그 내기를 처음에 시작한 주동자 중 한 명이었다. 
브리엔느가 반길 리 없었지만 자기도 산사를 찾아 한 몫 봐야겠다느니 하면서 막무가내로 끼어든다. 
브리엔느의 실력을 보면서 호감도 생겨났는지 아니면 스스로 말하는대로 가난한 기사로서 귀족의 딸과 결혼하는 것이 좋다고 판단했는지 구혼까지 하지만 거절당한다. 
이 캐릭터는 드라마에서는 나오지 않을 듯 하다. 
브리엔느를 두고 내기했던 기사들 중 누구는 전쟁터에서 죽고 누구는 팔을 잘린다. 
캐틀린이 여름의 기사라고 칭했던 젊은이들 중 많은 이들은 렌리가 스타니스에게 암살 당한 이후 양편으로 나뉘어 싸우다가 쓰러져갔다. 


위 그림은 시즌 2에서 캐틀린이 아들 롭의 사절로 렌리를 방문했을 때를 편집한 내용이다. 이 대목을 옮겨 보면 다음과 같다. 

"전쟁은 저들을 늙게 만들 것이에요, 우리를 늙게 만들었듯이..." 캐틀린은 말했다. 그녀는 로버트와 네드와 존 아린이 아에리스 타르가리옌에 대항하는 깃발을 들었을 때 소녀였지만 전쟁이 끝났을 때는 여인이 되어 있었다. "전 저들을 동정합니다."
"왜요?" 로완 경이 물었다. "저들을 보십시오. 저들은 젊고 강하고 생기과 웃음으로 가득차 있습니다. 그리고 열망으로, 자신들이 주체하지도 못할 만큼의 열망으로도요. 제가 장담컨데, 오늘 밤 숱한 사생아들이 만들어질 겁니다. 그런데 왠 동정심입니까?" 
"그런 것들은 오래 가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지요." 캐틀린은 슬픔을 느끼며 대답했다. "저들은 여름의 기사들입니다. 하지만 겨울이 오고 있습니다" 
"캐틀린 부인, 당신은 틀렸습니다." 브리엔느는 그녀의 갑옷색깔만큼이나 파란 눈으로 캐틀린을 바라보면서 말했다. "우리 같은 사람들에게 겨울은 오지 않을 겁니다. 우리가 전쟁터에서 죽는다면 사람들이 우리에 대한 노래를 부를 것이고, 노래 속에서는 항상 여름일 겁니다. 모든 기사들은 용감하고 모든 처녀들은 아름답고, 태양은 언제나 빛나고 있겠죠."
'겨울은 우리 모두에게 오는 거란다,' 캐틀린은 생각했다. '나한테는 네드가 죽었을 때 겨울이 왔지. 아이야, 너한테도 겨울은 올 거야. 네가 원하는 것보다 더 빨리.' 
그녀는 그런 생각을 입밖으로 낼 만한 용기가 없었다. 


3. 
스타니스와 존은 꽤 궁합이 잘 맞는다. 
스타니스의 모토는 정의이고, 존의 모토는 명예인데, 이 두 가지 미덕은 꽤 잘 어울리는 편이다. 
마음에 들지 않지만 직언을 하는 다보스를 높이 인정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뜻에 고분고분 따르지 않는 존을 스타니스는 좋게 본다. 

명예에는 여러 뜻이 있다. 
부와 명예로 짝지어질 때는 높은 평판이라는 뜻에 가깝지만, 존과 에다드가 중시하는 명예는 약속을 지키는 것, 사람들이 그 사람의 직분에 대해 기대하는 의무를 다하는 것이다. 
서양의 봉건제는 상하 관계가 일종의 계약 관계에 가까와서 위에 있는 사람과 아래에 있는 사람이 각자 약속=의무를 지키는 것이 중요한 일이었다. 
시즌 1 첫부분에서 존의 아버지 에다드는 탈영한 나이트워치 대원의 목을 스스로 칼을 휘둘러 벤다. 
처형을 영주가 직접 집행하는 것은 북부의 전통이었다. 
죽음에 대한 판결을 내렸으면, 그 집행까지 손수 하는 것이 영주의 의무라는 것이다. 
자노스 슬린트에 대한 처형은 에다드를 연상시킨다. 
범죄자와 사생아들을 모아 놓은 나이트워치에서 명령불복종이 갖는 의미를 모르고, 수도에서 온 지 얼마 안되는 자노스가 분위기 파악을 잘 못했다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원작에서 존은 자노스에 대한 처형을 결정하기 직전에 순간적으로 몇 가지 대안을 고려한다. 
예를 들어 며칠 동안 얼음 감옥 안에 가둬 둘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존은 자노스가 자신에 대한 더 큰 원한을 가진 채 되돌아 와 불만세력의 구심점이 되는 걸 원치 않았다. 
이 판결은 꽤 과격한 것이라서 나이트워치 사람들도 놀라워 한다. 
원작에서 존에게 더 적대적인 알리서는 자기 칼의 손잡이를 붙잡는데, 존은 알리서도 함께 처리해 버릴 수 있도록 칼을 뽑기 기대하지만 알리서가 참는다. 
스타니스는 이 광경을 지켜보다 존과 눈이 마주치자 고개를 한 번 끄덕 하고 자기 방으로 들어가는데, 아마 그의 적성에는 딱 맞았을 것이다. 
자노스는 리틀핑거의 사주 하에 에다드를 배신하고 처형당하게 만드는 데 일조했으니, 존이 그걸 기준 삼진 않았더라도 일종의 복수도 된 셈이다. 

"네가 누군가의 목숨을 거두려 한다면, 넌 그 사람의 눈을 들여다 보고 그의 마지막 말들을 들어야 한다. 만약 네가 그렇게 할 수 없다면, 그건 그 사람이 죽음을 당할 만한 사람이 아니라는 뜻일 거다. 사형집행인의 뒤에 숨는 통치자는 죽음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곧 잊게 될 거야."


4.
하이셉톤, 번역에는 대제사장으로 되어 있던데, 말하자면 교황에 해당한다. 
아무리 타락했다고 해도 신자들이 그런 식으로 교황을 모욕하고 벌한다는 건 좀 어색하게 느껴진다. 
원작에서는 세르세이가 하이셉톤을 암살하는 것으로 나오는데, 그것은 란셀이 블랙워터 전투에서 부상당하고 치료 받는 과정에서 하이셉톤에게 무엇을 고백했을지 모른다는 불안감과 킹스랜딩에서 일어난 폭동에서 전임자가 죽은 후 티리온이 임명했던 사람이라는 것 때문이었다. 
하이 스패로우는 전쟁의 참화 속에서 가난한 자들의 편에 선 사제로서 명망을 얻어 그들의 힘을 뒤에 업고 새 교황이 된다. 
세르세이는 이 과정에는 관여하지 않았지만, 새 교황을 통해 일을 꾸미려고 한다. 

5. 
티리온은 진도가 빨리 나간다. 마차만 타고 가면서 벌써 볼란티스에 가 닿았다. 
원작소설에서 티리온이 조라에게 납치되기 전까지 꽤 많은 분량의 챕터가 진행되는데 이 챕터들은 기행문의 느낌이 난다. 
에소스 대륙의 동쪽 해안 펜토스에서 로이네 강까지 일리리오와 동행한 다음, 새로운 동행들을 만나 강을 타고 먼 길을 간다. 
이 강은 에소스 대륙을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길고 거대한 강이고, 그 하구에 자유도시 중에 하나인 볼란티스가 있다. 
원작에선 처음에 폐인과 비슷해 보이던 티리온이, 일리리오랑 맛있는 음식도 먹고, 새로운 동행도 만나고, 강을 내려가며 신기한 경치도 보고 하면서 회복되어 가는 듯한 느낌이 좋았었다. 
난장이이고 괴물 취급을 받았지만 자신의 능력에 대해 나름 자부심을 갖고 살던 티리온인데, 아버지와 애인까지 죽이게 되었으니 자기 자신도 스스로를 괴물이라고 여길 수밖에 없게 된 상황이다. 
이럴 때 여행은 도움이 된다. 
자기 자신을 바라 보면서 답이 나오지 않는다면, 시선을 세계로 돌려 보는 것이 하나의 해법이 될 수 있다. 
티리온과 동행했던 일행에도 복잡한 사연이 있는데, 드라마에서는 다루지 않기로 한 모양이다. 
어쨌든, 이제 티리온은 조라와 함께 커플이 되었다. 

펜토스에서 볼란티스까지 이어지는 티리온의 여행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