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자체에 대한 줄거리 리뷰와 화면 캡처는 다른 분이 작성하신 아래 링크를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1.
아리아가 머물고 있는 흑백의 집은 다면신(many faced god)을 믿는 신전이다.
이곳에는 여러 민족들이 믿는 신의 신상들이 함께 있는데, 그 중에는 웨스테로스에서 믿는 일곱 신 중 이방인 신(stranger)의 상도 있다.
다면신 신앙은 동쪽 대륙을 지배하고 있었던 고대 발리리아 제국의 광산에서 일하던 노예들에게서 시작되었다고 한다.
이 종교의 창시자는, 노예들이 출신도 다양하고 믿는 신도 다양했지만, 이 다양한 신들이 실제로는 하나의 신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또한 그는 죽음이 고통받는 존재들에 대한 신의 선물이라는 것도 깨달았다.
그는 노예들 중에서도 가장 고통을 받고 죽음을 원하던 이에게 신을 대신해서 그 선물을 전달하는 것으로 자신의 깨달음을 실천하기 시작했다.
흑백의 집은 얼굴없는 자들(faceless men)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의 집단의 본부이기도 하다.
이 집단은 일종의 길드(동업자집단)로서, 장의사 일도 하고 죽음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안락사를 제공하기도 하며 청부살인을 하기도 한다.
물론 이 중에서 가장 기술을 요하는 일은 청부살인일 것이다.
하지만 돈을 준다고 해서 무조건 의뢰를 받는 것도 아니고 요구하는 댓가가 같은 것도 아니다.
로버트 왕이 살아 있을 때 이들에게 대너리스에 대한 암살을 의뢰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가 나왔지만, 상인 한 사람을 죽이는 데도 용병부대를 고용할 수 있는 돈의 절반이 들어갈 것이고 여왕을 죽이는 데는 상상도 못할 금액이 들어갈 것이라는 이야기를 리틀핑거가 하면서 보류됐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선 훨씬 적은 댓가로 살인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댓가는 지불하는 사람의 희생이라는 기준으로 측정된다.
예를 들자면 어떤 가난한 여인이 자기의 아이를 얼굴없는 자들에게 위탁하는 것이 그녀가 원하는 살인의 댓가로 충분할 수 있다.
2.
브리엔느가 포드릭에게 이야기하는 사연은, 원작에서는 렌리의 군대에서 일어난 일이다.
렌리는 인기가 많아서 조프리에 대항해 궐기했을 때 남쪽의 많은 영주들이 군대를 보내 지원했다.
이들 중에는 젊은 상속자들과 기사들이 많았다.
캐틀린은 그들을 여름의 기사들이라고 칭한다.
젊고 유쾌하고 활기차며 강해 보이지만, 시련이 닥치면 바람에 떨어지는 사과들처럼 떨어질 이들.
스타니스가 렌리를 해치기 전까지 그들의 앞길은 밝아 보였고, 그들은 마치 잔치를 즐기듯 전쟁의 분위기를 즐겼다.
브리엔느를 두고 내기를 한 것도 그런 유쾌함의 일환이었다.
몇몇 젊은 기사들이 누가 브리엔느의 처녀성을 빼앗느냐를 두고 내기를 한 것이다.
아버지의 섬에서 지내다가 처음으로 넓은 세상에 나온 브리엔느는 젊고 잘생긴 여러 기사들이 구애를 해 오자 태어나서 처음 겪는 일이라 의아해 한다.
이 내기는 렌리의 선봉장 역할을 하던 렌딜 탈리에 의해 발각되고 중단된다.
렌딜 탈리는 샘웰 탈리의 아버지로, 아들이 남자답지 못하다고 나이트워치로 쫓아내 버린 인간미 없고 엄격한 영주다.
그는 내기에 대해 브리엔느에게 이야기해 주면서, 이런 일은 여자가 군대에 들어와 생긴 일이니 갑옷을 벗고 고향으로 돌아가라고 말한다.
살아오면서 냉대와 모욕에 익숙했던 브리엔느지만 이 일은 그 중에서도 큰 상처가 된다.
원작에는 브리엔느와 포드릭 커플에 한 남자가 더 끼어드는데, 이 사람은 그 내기를 처음에 시작한 주동자 중 한 명이었다.
브리엔느가 반길 리 없었지만 자기도 산사를 찾아 한 몫 봐야겠다느니 하면서 막무가내로 끼어든다.
브리엔느의 실력을 보면서 호감도 생겨났는지 아니면 스스로 말하는대로 가난한 기사로서 귀족의 딸과 결혼하는 것이 좋다고 판단했는지 구혼까지 하지만 거절당한다.
이 캐릭터는 드라마에서는 나오지 않을 듯 하다.
브리엔느를 두고 내기했던 기사들 중 누구는 전쟁터에서 죽고 누구는 팔을 잘린다.
캐틀린이 여름의 기사라고 칭했던 젊은이들 중 많은 이들은 렌리가 스타니스에게 암살 당한 이후 양편으로 나뉘어 싸우다가 쓰러져갔다.
위 그림은 시즌 2에서 캐틀린이 아들 롭의 사절로 렌리를 방문했을 때를 편집한 내용이다. 이 대목을 옮겨 보면 다음과 같다.
"전쟁은 저들을 늙게 만들 것이에요, 우리를 늙게 만들었듯이..." 캐틀린은 말했다. 그녀는 로버트와 네드와 존 아린이 아에리스 타르가리옌에 대항하는 깃발을 들었을 때 소녀였지만 전쟁이 끝났을 때는 여인이 되어 있었다. "전 저들을 동정합니다."
"왜요?" 로완 경이 물었다. "저들을 보십시오. 저들은 젊고 강하고 생기과 웃음으로 가득차 있습니다. 그리고 열망으로, 자신들이 주체하지도 못할 만큼의 열망으로도요. 제가 장담컨데, 오늘 밤 숱한 사생아들이 만들어질 겁니다. 그런데 왠 동정심입니까?"
"그런 것들은 오래 가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지요." 캐틀린은 슬픔을 느끼며 대답했다. "저들은 여름의 기사들입니다. 하지만 겨울이 오고 있습니다"
"캐틀린 부인, 당신은 틀렸습니다." 브리엔느는 그녀의 갑옷색깔만큼이나 파란 눈으로 캐틀린을 바라보면서 말했다. "우리 같은 사람들에게 겨울은 오지 않을 겁니다. 우리가 전쟁터에서 죽는다면 사람들이 우리에 대한 노래를 부를 것이고, 노래 속에서는 항상 여름일 겁니다. 모든 기사들은 용감하고 모든 처녀들은 아름답고, 태양은 언제나 빛나고 있겠죠."
'겨울은 우리 모두에게 오는 거란다,' 캐틀린은 생각했다. '나한테는 네드가 죽었을 때 겨울이 왔지. 아이야, 너한테도 겨울은 올 거야. 네가 원하는 것보다 더 빨리.'
그녀는 그런 생각을 입밖으로 낼 만한 용기가 없었다.
3.
스타니스와 존은 꽤 궁합이 잘 맞는다.
스타니스의 모토는 정의이고, 존의 모토는 명예인데, 이 두 가지 미덕은 꽤 잘 어울리는 편이다.
마음에 들지 않지만 직언을 하는 다보스를 높이 인정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뜻에 고분고분 따르지 않는 존을 스타니스는 좋게 본다.
명예에는 여러 뜻이 있다.
부와 명예로 짝지어질 때는 높은 평판이라는 뜻에 가깝지만, 존과 에다드가 중시하는 명예는 약속을 지키는 것, 사람들이 그 사람의 직분에 대해 기대하는 의무를 다하는 것이다.
서양의 봉건제는 상하 관계가 일종의 계약 관계에 가까와서 위에 있는 사람과 아래에 있는 사람이 각자 약속=의무를 지키는 것이 중요한 일이었다.
시즌 1 첫부분에서 존의 아버지 에다드는 탈영한 나이트워치 대원의 목을 스스로 칼을 휘둘러 벤다.
처형을 영주가 직접 집행하는 것은 북부의 전통이었다.
죽음에 대한 판결을 내렸으면, 그 집행까지 손수 하는 것이 영주의 의무라는 것이다.
자노스 슬린트에 대한 처형은 에다드를 연상시킨다.
범죄자와 사생아들을 모아 놓은 나이트워치에서 명령불복종이 갖는 의미를 모르고, 수도에서 온 지 얼마 안되는 자노스가 분위기 파악을 잘 못했다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원작에서 존은 자노스에 대한 처형을 결정하기 직전에 순간적으로 몇 가지 대안을 고려한다.
예를 들어 며칠 동안 얼음 감옥 안에 가둬 둘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존은 자노스가 자신에 대한 더 큰 원한을 가진 채 되돌아 와 불만세력의 구심점이 되는 걸 원치 않았다.
이 판결은 꽤 과격한 것이라서 나이트워치 사람들도 놀라워 한다.
원작에서 존에게 더 적대적인 알리서는 자기 칼의 손잡이를 붙잡는데, 존은 알리서도 함께 처리해 버릴 수 있도록 칼을 뽑기 기대하지만 알리서가 참는다.
스타니스는 이 광경을 지켜보다 존과 눈이 마주치자 고개를 한 번 끄덕 하고 자기 방으로 들어가는데, 아마 그의 적성에는 딱 맞았을 것이다.
자노스는 리틀핑거의 사주 하에 에다드를 배신하고 처형당하게 만드는 데 일조했으니, 존이 그걸 기준 삼진 않았더라도 일종의 복수도 된 셈이다.
"네가 누군가의 목숨을 거두려 한다면, 넌 그 사람의 눈을 들여다 보고 그의 마지막 말들을 들어야 한다. 만약 네가 그렇게 할 수 없다면, 그건 그 사람이 죽음을 당할 만한 사람이 아니라는 뜻일 거다. 사형집행인의 뒤에 숨는 통치자는 죽음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곧 잊게 될 거야."
4.
하이셉톤, 번역에는 대제사장으로 되어 있던데, 말하자면 교황에 해당한다.
아무리 타락했다고 해도 신자들이 그런 식으로 교황을 모욕하고 벌한다는 건 좀 어색하게 느껴진다.
원작에서는 세르세이가 하이셉톤을 암살하는 것으로 나오는데, 그것은 란셀이 블랙워터 전투에서 부상당하고 치료 받는 과정에서 하이셉톤에게 무엇을 고백했을지 모른다는 불안감과 킹스랜딩에서 일어난 폭동에서 전임자가 죽은 후 티리온이 임명했던 사람이라는 것 때문이었다.
하이 스패로우는 전쟁의 참화 속에서 가난한 자들의 편에 선 사제로서 명망을 얻어 그들의 힘을 뒤에 업고 새 교황이 된다.
세르세이는 이 과정에는 관여하지 않았지만, 새 교황을 통해 일을 꾸미려고 한다.
5.
티리온은 진도가 빨리 나간다. 마차만 타고 가면서 벌써 볼란티스에 가 닿았다.
원작소설에서 티리온이 조라에게 납치되기 전까지 꽤 많은 분량의 챕터가 진행되는데 이 챕터들은 기행문의 느낌이 난다.
에소스 대륙의 동쪽 해안 펜토스에서 로이네 강까지 일리리오와 동행한 다음, 새로운 동행들을 만나 강을 타고 먼 길을 간다.
이 강은 에소스 대륙을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길고 거대한 강이고, 그 하구에 자유도시 중에 하나인 볼란티스가 있다.
원작에선 처음에 폐인과 비슷해 보이던 티리온이, 일리리오랑 맛있는 음식도 먹고, 새로운 동행도 만나고, 강을 내려가며 신기한 경치도 보고 하면서 회복되어 가는 듯한 느낌이 좋았었다.
난장이이고 괴물 취급을 받았지만 자신의 능력에 대해 나름 자부심을 갖고 살던 티리온인데, 아버지와 애인까지 죽이게 되었으니 자기 자신도 스스로를 괴물이라고 여길 수밖에 없게 된 상황이다.
이럴 때 여행은 도움이 된다.
자기 자신을 바라 보면서 답이 나오지 않는다면, 시선을 세계로 돌려 보는 것이 하나의 해법이 될 수 있다.
티리온과 동행했던 일행에도 복잡한 사연이 있는데, 드라마에서는 다루지 않기로 한 모양이다.
어쨌든, 이제 티리온은 조라와 함께 커플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