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로 원작소설과 비교를 해 가면서 드라마 리뷰를 하고 있습니다. 드라마를 보신 분이라는 전제 하에 쓴 글이므로, 당연히 드라마를 안 보신 분께는 스포가 되겠습니다. 

드라마 자체에 대한 줄거리 리뷰와 화면 캡처는 다른 분이 작성하신 아래 링크를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1.
아리아 스타크가 도착한 도시 브라보스는 전에 이야기했지만 중세 이탈리아의 베네치아를 연상시킨다. 
호수와 바다로 둘러싸인 지형도 그렇고, 자유로운 분위기, 상업의 번성 등도 공통적이다. 
브라보스의 철자는 braavos인데, bravo란 영어 단어는 자객이나 난폭한 건달 등을 일컫기도 한다. 
브라보스의 뒷골목에는 난폭한 사내들이 칼을 차고 다니면서 시비거리가 생기면 결투를 곧잘 벌인다고 한다. 
중세 베네치아와 마찬가지로 브라보스도 종교에 관용적이라서 여러 종교가 제약을 받지 않고 활동을 하고 있다. 
아리아가 도착한 신전은 다면신, 즉 여러 얼굴의 신(many faced god)를 믿는 곳이다. 
이 신에 대해서는 다음 화 리뷰에 좀 더 자세하게 쓰고자 한다. 
아리아가 만나는 흑인은 원작소설에서는 '친절한 사람'이라는 별칭으로만 불린다. 
이름을 갖지 않는 것도 이 종교의 한 특징이다. 
자기를 버리고 신의 의지에 따르는 것이 이 종교의 신자에게 요구되는 것이다. 
발라 모굴리스, 발라 도하에리스는 모든 사람은 죽는다, 모든 사람은 섬겨야 한다 는 뜻인데, 이 종교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드라마에서 그렇게 친절하게 보이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자신의 의지를 없애고 신에게만 봉사하려는 자가 친절한 것은 자연스러운 일일 수도 있다. 
다면신을 믿는 사람들은 얼굴없는 자들(faceless men)이라고 불리는데, 자신의 얼굴을 바꿀 수 있는 기술이 있다. 
이 기술은 자켄 하가르가 한 번 선보인 적이 있는데, 이번에 다시 선을 보였다. 
하지만 원작소설에서 자켄 하가르의 얼굴로 바꾸지는 않는다. 
나름대로 브라보스에서 자리잡고 사는 '친절한 사람'이 굳이 자켄 하가르의 얼굴로 변신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 
아리아를 위한 서비스는 아닐 것이고, 아마 자켄을 좋아했던 시청자들을 위한 서비스가 아닐까 한다. 
하지만 옛날의 자켄과 같은 사람으로 혼동하는 시청자도 있지 않을까 싶다. 

소설에서는 첫 대면 때 아리아에게 썩어가는 해골의 모습을 보여주는 장면이 나온다.
아리아는 해골 눈에서 구더기를 꺼내 씹는다.
본모습으로 돌아간 '친절한 사람'은, 무서워 하지 않는 사람들은 봤지만
구더기를 먹은 사람은 그동안 없었다고 아리아에게 말해 준다. 

2.
산사와 리틀핑거는 원작소설과 계속 다른 길을 가고 있어서, 뭐라 덧붙일 말이 많지 않다. 
물론 브리엔느와 마주치는 장면도 소설 속엔 없다. 
소설 속의 브리엔느는 아리아도, 산사도 종적을 찾지 못하고, 진전이 없는 임무에 괴로와하면서 방황할 뿐이다. 
또한 포드릭도 작고 말이 없는 소년으로 묘사되고 있어서, 이 커플의 분위기는 소설과 드라마가 꽤 다르다. 
난 드라마에서는 'Brienne the Beauty'가 자꾸 함부로 살인을 하는 듯한 느낌이 들어 마음에 들지 않는다. 
하지만 브리엔느가 빨리 빠져나오지 않았다면 리틀핑거가 입막음을 하려고 했을 테니 어쩔 수 없긴 했을 것 같다. 
소설 속의 브리엔느는 죽여 마땅한 사람들을 죽이고도 자책을 느낀다. 

3. 
미르셀라는 스타니스의 공격 앞에 킹스랜딩이 바람 앞의 촛불과 같은 처지일 때 티리온에 의해 돈에 보내졌다. 
강력한 적들을 앞에 두고 동맹을 구하려는 의도이기도 했고, 킹스랜딩이 점령당하더라도 라니스터의 핏줄을 보존하기 위한 것이기도 했다. 
하지만 세르세이는 자기 곁에서 미르셀라를 떼어내는 것에 대해 반대했었고, 티리온을 더 미워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돈과 라니스터 가문은 원래 원한이 있었지만, 오베린의 죽음으로 인해 분위기는 더 험악해졌다. 

4. 
제이미와 브론 커플은 소설 속에선 그다지 끈끈하지 않다. 
세르세이는 티리온의 편을 없애기 위해 브론을 회유하고자 롤리스 스토크워스와 약혼시킨다. 
브론 옆에 걸어가는 예쁘장한 아가씨가 롤리스이다. 
롤리스 스토크워스는 작긴 하지만 귀족 가문의 둘째딸이기 때문에 브론의 입장에서는 신분 상승의 기회이다. 
하지만 롤리스에겐 언니가 있고 언니와 형부가 노쇠한 어머니의 상속자이기 때문에, 브론에게는 다른 기회가 더 필요하다. 
롤리스는 스타니스의 침공을 앞두고 킹스랜딩에서 폭동이 일어났을 때 군중들에게 겁탈을 당하고 아이를 밴 상태다. 
이건 좀 나중의 이야기지만, 롤리스가 아기를 낳았을 때 롤리스의 어머니는 아기의 이름을 타이윈이라고 붙일 수 있게 해달라고 청했다가 거절당한다. 
그러자 브론은 아이의 이름을 티리온이라고 짓는다. 

5. 
웨스테로스 남쪽 끝에 있는 돈은 덥고 태양이 강하며 사막과 산지가 많은 땅이다.
와인이 유명하고 사람들은 정열적이다.
웨스테로스의 일곱 지역 중에 가장 인구가 적지만, 인종과 문화가 다른 지역과 많이 다르고 독립성이 강하다. 
아에곤 타르가리옌 1세가 다른 왕국들을 점령한 후에도 100년이 넘게 독립을 지키다가 혼인을 통해 합병되었다. 

웨스테로스 대륙 안의 도르네

돈의 특이한 관습 중 하나로 영주의 상속권에 있어서 아들과 딸이 동일한 권리를 갖는다. 
예전에 타르가리옌 가문의 관습이라고 잘못 쓴 적이 있었는데, 돈의 관습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돈의 관습대로라면 누나인 미르셀라 바라테온이 토멘 왕보다 우선적인 계승권을 가진다. 
돈의 관습을 칠왕국에 적용할 수는 없는 일이기 때문에 현실적이지 않은 이야기지만, 복수를 바라는 돈 사람들은 미르셀라를 여왕으로 내세워 반란을 일으키고 싶어한다. 
미르셀라 같은 어린 소녀를 죽여 복수한다는 이야기는 소설에선 나오지 않는다. 
티리온도 펜토스에 있을 때 돈에 가서 미르셀라를 여왕으로 세우는 일에 대해 생각한 적이 있다. 
이 생각을 들은 일리리오는 티리온에게 미르셀라를 죽이고 싶냐고 되묻는다. 
티리온은 미르셀라를 죽이려는 게 아니라 여왕으로 만들려는 거라고 항변했지만, 사실상 같은 이야기라는 것을 곧 깨닫는다.  

타르가리옌 왕조가 무너질 때 그레고르에게 잔인한 죽음을 당한 왕세자비 엘리아 마르텔은 오베린과 이번에 새로 등장한 도란의 여동생이다. 
돈의 영주 도란은 그레고르에게 두 동생을 모두 잃은 셈이지만 돈의 국력이 반란을 일으킬만큼 강하지 않다는 것도 알고 있다. 

6. 
대너리스가 해방노예를 처형하는 에피소드는 소설에서는 나오지 않지만 괜찮은 각색이었다고 생각한다. 
이 에피소드는 롭 스타크가 카스타크의 영주의 목을 벤 일과 닮았다. 
카스타크의 영주는 전쟁터에서 잃은 아들의 복수를 하고자 포로로 잡혀 있던 라니스터 가문의 어린 귀족들을 죽인 댓가로 벌을 받는다. 
다만 카스타크가 무고한 소년들을 해친 반면, 대너리스가 처형한 해방노예는 무고한 자가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을 어기고 살인을 했다는 이유로 대너리스는 롭 스타크와 비슷한 결정을 내리고 실행한다. 
그것은 정당한 행동이긴 하지만, 정치적인 손실을 감수하는 일이다. 
대너리스를 향해 탄원하다가 처형의 순간 입을 앙다물고 뱀과 비슷한 소리를 내는 해방노예들의 모습은, 정치가가 자신들의 기대를 저버릴 때 보이는 대중의 반응을 연상시킨다. 
해방노예들이 아직 어머니라고 부르는 대너리스에 대한 믿음을 완전히 저버린 건 아니다. 
그들의 분노는 옛 노예주들을 향해 표출되고, 대너리스는 법이 평등하게 적용된다는 원칙을 보여주고자 했지만 오히려 더 심해지는 갈등과 분열을 보게 된다. 
신념에 충실하거나, 현실에 타협하거나, 두 가지 길밖에 없어 보이는 상황에서, 훌륭한 정치가들은 창조적인 대안을 만들어낸다. 
아직 대너리스는 그런 수준에 이르지는 못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바리스탄은 명예로운 기사로서 원칙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역할을 하는 좋은 신하이지만, 그 역시 정치가는 아니다. 

7. 
퀴번은 살아있는 사람의 몸을 해부했다는 이유로 마에스터(현사) 자격을 잃고 용병대를 따라다니다, 팔을 잃은 제이미를 호송하면서 킹스랜딩으로 들어와 세르세이의 눈에 들었다. 
이제 바리스의 뒤를 이은 정보담당관이 되었다. 
퀴번은 이제 방과 실험기구는 물론 연구의 재료까지 후원을 받게 될 것이다. 

8. 
소설 속에서 세르세이는 타이윈의 동생 케반 라니스터와 제이미에게 핸드가 되어 달라고 요청하지만 두 사람 다 거절한다. 
자리를 티렐 가문에 양보하여 동맹을 굳게 만들라는 것이 그들의 조언이다. 
아직까지 불안한 정세 속에서 두 가문의 동맹이 중요할 수밖에 없지만, 마아저리 왕비에 대한 질투와 티렐 가문에 대한 의심으로만 가득 차 있는 세르세이에게 그런 정치적 식견은 없다.
케반은 세르세이에게 왕의 섭정 지위를 포기하고 캐스틀리 록(라니스터 가문의 영지)으로 돌아가도록 권하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스스로가 킹스랜딩을 떠난다. 

9.
윈터펠의 영주 자리에 대한 제안은 존 스노우에게는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일이었을 것이다. 
소설 속에서 존은 이 제안을 두고 한참 고민한다. 
가정을 이루고 자식을 낳아 키우는 영주의 삶은 춥고 쓸쓸하고 불량배 출신의 거친 남자들만 주변에 있는 나이트워치의 삶과는 전혀 다를 것이다.
다 자식들이 죽거나 사라진 스타크 가문의 대를 잇고 스타니스와 함께 복수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스타니스와 멜리산드레와 힘을 합쳐 야인들을 동맹자로 삼고 장벽 너머에서 내려올 백귀들에 맞설 수도 있을 것이다. 
스타니스의 제안을 받아들이고 윈터펠의 영주가 되는 일은 존에게 명분과 현실이 모두 따르는 일이었다. 
하지만 존은 마음을 정한다. 그것은 단지 나이트워치의 명예를 지키기 위한 것만은 아니었다. 
존은 자기가 스타크가 아니라 스노우라는 것을 상기한다. 
소설에서 이 부분은 명확하게 논리적으로 설명되지는 않는다. 아무튼 존은 결심하고, 거의 실현될 뻔한 자신의 기회들에 작별을 고한다. 
난 명분을 따라 명쾌하게 결심하는 존보다, 이렇게 자신이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는 존의 모습이 좋다. 

존이 나이트워치의 대장이 되는 것은 그 결심을 하고 난 직후다. 
나이트워치의 많은 대원들이 죽었지만 아직 경력과 명성과 능력이 뛰어난 유력한 후보들이 있었다. 
소설 속에서 존은 유력했던 두 후보(알리서는 아니다)가 서로를 싫어한 나머지 상대방보다는 존이 차라리 낫겠다고 포기한 결과로 예상하지 못한 상태에서 대장에 선출된다. 

앞으로 존은 나이트와치의 로드커맨더로서 스타니스와 협상할 일이 많이 생긴다. 
"넌 마치 대구를 파는 노파처럼 흥정을 하는구나.
네드 스타크가 어떤 어부의 아내라도 만나서 널 낳은 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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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원작소설과 비교를 해 가면서 드라마 리뷰를 하고 있습니다. 드라마를 보신 분이라는 전제 하에 쓴 글이므로, 당연히 드라마를 안 보신 분께는 스포가 되겠습니다. 

1. 
왕좌의 게임 시즌 5은 어린 세르세이가 친구를 이끌고 마녀를 찾아가 예언을 듣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세르세이가 묻는 질문은 세 가지이다. 
첫번째 질문은 내가 언제 왕자와 결혼하게 될 것인가 였다. 
당시 타이윈 라니스터는 딸 세르세이를 타르가리옌 왕가의 라에가르 왕자와 결혼시키고자 하고 있었다. 
이에 대한 마녀의 대답은 왕자가 아니라 왕과 결혼하게 되리라는 것이었다.  
두번째 질문은 어쨌든 내가 왕비가 된다는 거네? 하는 거였다. 
이에 대해 마녀는 긍정하지만 단서를 단다. 더 젊고 아름다운 왕비가 나타나 세르세이가 가진 모든 것을 빼앗을 때까지라는 것이다. 
그런데 영어에서 퀸 queen 이라는 단어는 여왕을 가리키기도 하고 왕비를 가리키기도 한다. 
세르세이는 마아저리가 예언된 왕비라고 생각하지만, 어쩌면 그녀는 오도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세번째 질문은 자기와 왕 사이에 몇 명의 자녀를 두게 될 것인지 묻는 것이었다. 
마녀는 왕은 16명, 세르세이는 3명의 자녀를 둘 것이라고 답한다. 
세르세이에게는 넌센스로 느껴졌지만, 로버트 왕은 예언처럼 16명의 사생아를 낳고 세르세이는 제이미와의 관계를 통해 세 명의 아이를 낳는다. 
마녀는 이에 덧붙여서, 세르세이의 아이들은 금빛 왕관을 쓰고 금빛 수의를 입을 것이며, 세르세이가 눈물에 익사할 지경이 되었을 때 발론콰르가 그녀의 목숨을 빼앗아갈 것이라고 예언한다. 
당시 그녀는 발론콰르의 말 뜻을 몰랐지만 후에 고대어로 남동생을 뜻하는 말이라는 걸 알게 된다. 
티리온에 대한 세르세이의 편집증은 여기에 연원이 있다. 
이 예언들은 멕베스가 마녀들에게서 들었던 세 가지 예언을 연상시킨다. 
예언은 정확하지만, 예언을 들은 사람이 잘못 예측하고 잘못 행동하게 만들어 그를 통해 예언의 실현에 가까이 가도록 만든다. 
드라마에서는 발론콰르에 대한 예언이 생략되어 있다. 

2. 
소설 속에서 제이미는 아버지의 시신 곁에서 혼자 철야를 하면서 경비를 선다.
아버지에 대한 애정 때문이 아니라, 티리온을 통해 아버지를 죽게 만들었다는 죄책감 때문이었을 것이다. 
세르세이는 제이미가 티리온의 탈출에 관여한 것을 알지 못한다.  
만약 알았다면, 아들의 원수를 풀어준 제이미를 절대로 용서하지 못했을 것이다. 
소설 속에서는 아마도 바리스가 남겨 두었을 헛된 단서 때문에 세르세이가 티렐 가문을 의심한다. 

3. 
세르세이가 만나는 젊은 남자는 란셀이다. 
란셀이 누구인가 하면, 사촌동생, 즉 타이윈의 동생인 케반의 맏아들이다. 
시즌2에서 제이미가 없는 동안 세르세이의 애인 역할을 하다가 티리온한테 약점을 잡혀 쩔쩔 매던 금발 청년이다. 
변변치 않아 보이던 캐릭터였지만 라니스터 가문에서 꽤 순위가 높은 상속자 신분이다.
티리온이 지휘하여 스타니스와 싸웠던 블랙워터 전투에서 크게 부상당한 다음, 종교적인 인물로 변신했다. 
기사가 되기 전에 로버트 왕의 시종이었던 란셀은 세르세이의 사주 하에 로버트 왕이 사냥을 할 때 만취하게 만들어 그의 죽음에 원인을 제공했다. 
세르세이와 대화 속에 언급되고 있는 일은 그 사건이다.
사춘기 소년이 사촌형의 애인인 사촌누나와 관계를 갖고 왕까지 시역했으니, 종교에 영혼을 맡기는 것도 이해할 만한 일이다. 

4. 
계속 소설 관점에서 쓰게 되지만... 
드라마엔 드라마의 논리가 있겠지만, 소설을 본 사람으로서는 자꾸 소설을 기준으로 판단하게 된다. 
드라마가 소설을 벗어나는 경우에 어떤 경우는 괜찮은 변주라고 느끼지만 부족함을 느끼는 경우들도 생긴다. 

스타니스가 만스 레이더를 처벌하는 이유는 자신에게 무릎을 꿇지 않아서가 아니라 그가 나이트워치의 탈주자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스타니스다운 논리이다. 
소설 속에서 스타니스는 만스 레이더를 처형한 직후, 야인들에게 선택권을 준다. 
무릎을 꿇고 식량과 안전을 얻을 것인지, 거부하고 장벽 너머로 돌아갈 것인지. 
일부는 장벽 바깥을 선택하지만 많은 수는 무릎을 꿇는다. 
장벽 바깥으로 나가는 것은 곧 추위 속에서 굶주려 죽거나 백귀들에게 당하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만스 레이더가 무릎을 꿇는지 여부가 크게 중요한 문제는 아니었다. 
스타니스는 나름대로 공정하다. 
그런 면이 다보스를 핸드로 임명하게 만들었을 것이고, 존과의 관계에도 작용하게 될 것이다. 

존이 만스 레이더를 화살로 쏘는 것은 세부적인 부분은 다르지만 원작에서도 마찬가지다. 
개인적으로 나는 존에 대해 별로 매력을 느끼지 못하다가 이 즈음부터 존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5. 
원작에서 바리스는 웨스테로스에 남고 드라마에서도 언급되고 있는 펜토스의 상인 일리리오가 티리온을 맞는다. 
일리리오는 바리스가 당신을 그렇게 영리하다고 하던데... 하면서 얘길 하긴 하지만, 드라마에서처럼 오글거리는 칭찬은 나오지 않는다. 
티리온은 배를 타고 가는 길에 계속 와인에 취해 있다. 
아버지를 죽인 저주받을 근친살해자에다, 사랑하던 여자까지 죽게 만든 처지이다. 

소설 속에서 대너리스를 만나 조언자가 되도록 권하는 것은 일리리오다. 
일리리오는 바리스와 어릴 때부터의 동업자였다. 
바리스가 훔친 것을 칼잡이였던 일리리오에게 되찾아달라고 의뢰하면 돈을 받고 되돌려주는 식의 사업으로 그들은 자수성가했다. 
바리스는 물건이 아니라 정보를 훔치는 일에 명가가 되어 웨스테로스까지 소문이 전해져 초빙이 되었고, 
일리리오는 펜토스에서 거대한 부자가 되었다. 
일리리오가 대너리스와 드로고의 결혼을 주선하였고 용의 알 세 개를 결혼선물로 주었으며, 
콰스에 머물던 대너리스에게 배와 자금을 보내준 것도 그였다. 
대너리스가 그에게로 오는 대신 아스타포르와 융카이, 머린을 점령한 것은 그로서도 예상 외의 일이었다. 

6. 
대너리스의 문제는 노예제도의 폐지로 인한 혼란과 기득권층의 반발, 그리고 성장한 용들을 다루는 법을 모른다는 것이다. 
아스타포르, 융카이, 머린은 노예무역으로 먹고 살던 도시들이다. 
갑자기 노예무역이 폐지되었으니 노예주들의 반발은 당연한 것이겠지만, 해방된 노예들도 일자리가 없다는 것은 아이러니다. 
대너리스의 연인 다리오 나하리스는, 검투사에서 성공한 용병대장이 된 자신의 경력을 이야기하면서 검투장을 다시 열어 달라는 청을 들어주라고 말한다. 
시오미 나나미는 로마인 이야기에서 로마의 검투사 제도를 변호하면서, 어떤 검투사들은 오늘날의 연예인이나 스포츠스타와 같은 인기를 누렸다는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그것이 검투사 제도를 옹호하는 근거가 될 수 있을까? 
시오미 나나미에게는 승자의 관점에서 역사를 바라보는 경향이 강하다. 
한 명의 스타 검투사가 나오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노예들의 희생이 뒤따라야 했을까? 
자유를 얻은 검투사들이 검투장이 열리기를 다시 바라는 현실. 
이것은 통제할 수 없는 용만큼이나 어려운 대너리스 앞의 난제이다. 

7.
산사와 리틀핑거는 어디로 가는 것일까?
이 두 사람은 원작의 줄거리와도 다른 길로 가고 있어 앞날을 짐작하기가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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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에 한 편씩 글을 쓰자는 새해 결심을 지키고자 그동안 애를 먹었다. 
이제 왕좌의 게임 시즌이 되었으니, 당분간은 왕좌의 게임에 대한 글로만 할당량을 채울 생각이다. 

우선, 드라마를 그동안 보지 못했던 분들을 위해 초 간단 줄거리 소개를 하고자 한다. 시즌별로 정리된 줄거리를 써 오긴 했으나 너무 길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을 위해 드라마보기를 시작할 수 있을 정도로 짧게 요약해보고자 한다. 

* 자세한 줄거리들 : 시즌1, 시즌2, 시즌3/4

왕좌의 게임 세계에는 두 대륙이 있다. 
동쪽 대륙은 아시아를 연상시키고, 서쪽 대륙 웨스테로스는 중세 유럽과 닮았다. 웨스테로스가 주무대이긴 하지만, 여러 중요한 등장인물이 동쪽 대륙으로 옮겨 갔다. (배경지리)

웨스테로스 & 에소스(동쪽대륙)

웨스테로스 대륙 북쪽 추운 지방에는 대륙을 가로지르는 큰 장벽이 있다. 
장벽 너머에는 시체를 부활시켜 군대로 부리는 수상한 존재들이 활동을 시작하고 있다. 
이들에 쫓긴 북쪽 야인들이 장벽 남쪽으로 내려오고자 장벽을 지키는 나이트와치를 공격했지만 전투에서 패배했다. 
나이트와치에서 지도자 역할을 하고 있는 존은 스타크 가문의 사생아로 가장 중요한 등장인물 중 한 명이다. 

장벽을 지키는 나이트와치, 그들의 맹세

존 스노우 (나이트와치대원, 스타크 가문의 사생아)

장벽을 공격하는 야인들

미스테리하고 무서운 존재들

웨스테로스는 왕조가 바뀐지 얼마 안되었다. 
왕위를 빼앗긴 타르가리옌 왕가의 자손인 은발의 대너리스는 지금 동쪽 대륙에서 용 세 마리를 키우고 있다. (타르가리옌 왕조에 대한 짧은 소개)
지금은 미린이란 큰 도시를 점령하여 지배하고 있고 언젠가 웨스테로스를 점령하려 오겠지만 지금은 미린 통치에 애를 먹고 있다. 

대너리스와 용

웨스테로스는 왕가를 포함하여 일곱 개의 대영주 가문들이 서로 경쟁하고 있다. (세븐킹덤의 지리 참조)
가장 중요한 가문은 왕가인 바라테온 가문, 북쪽을 다스리는 스타크 가문, 스타크 가문의 원수이자 왕의 외척인 라니스터 가문이다. 

웨스테로스 약도 (회색 늑대 스타크, 진분홍색 사자 라니스터, 갈색 왕 직할지,
노란색 수사슴 바라테온, 흰색 독수리 아린, 하늘색 송어 툴리, 연두색 장미 티렐, 연분홍색 태양과 창 마르텔(돈), 서쪽 바다에 노란색 섬들 크라켄 그레이조이)

지금 왕은 명목 상 바라테온 가문이지만 실제로는 라니스터 가문의 제이미와 세르세이의 근친상간으로 태어난 어린 토멘이다. 

라니스터 가문. 앞줄 왼쪽부터 왕실 근위기사(토멘의 실제 아버지) 제이미, 토멘 왕, 왕의 어머니 세르세이(제이미의 쌍둥이 누나이자 연인), 티윈 라니스터(제이미와 세르세이의 아버지), 그 오른쪽에 반쯤 가린 난장이 티리온(제이미와 세르세이의 동생)

토멘 왕은 아직 어려 큰 역할이 없고, 제이미는 나쁜 남자에서 인기남으로 바꼈고 왕비 세르세이는 계속 나쁜 여자로 남아 있다. 
라니스터 가문의 가장은 강력한 티윈이었지만 시즌4의 마지막에 난장이 아들 티리온의 손에 죽었다. 
제이미와 세르세이의 동생이기도 한 난장이 티리온은 가장 중요하면서 인기있는 등장인물 중 한 사람으로, 왜 인기가 있는지는 보다 보면 알 것이다. 
티리온은 갖은 풍파를 겪은 끝에 아버지까지 죽이게 되고 지금은 밀항선을 타고 동쪽 대륙으로 넘어가고 있는 중이다. 

한편, 이에 대적하는 스타크 가문에는 나이가 어린 여섯 명의 자제가 있다. 세 명의 아들, 두 명의 딸, 한 명의 사생아이다. 
이들의 부모는 전 시즌들에서 모두 죽었지만, 어머니 캐틀린은 죽음에서 부활할 예정이다. 

스타크 가문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아버지 에다드, 어머니 캐틀린, 첫째 롭,
둘째 산사, 셋째 아리아, 넷째 브란, 막내 릭콘, 사생아 존)

장자 롭은 아버지의 복수를 하기 위해 궐기했지만, 유명한 피의 결혼식에서 배신당해 살해 당했다. 

피의 결혼식

둘째 아들 브랜도 주인공 중 한 사람이지만 다리가 불구이고 북쪽 장벽을 넘어가 자기의 길을 가고 있다. 
셋째 아들 릭콘은 어리고 아직까지 역할이 미미하다. 
첫째 딸 산사는 아버지가 왕의 수도에서 억울한 죽음을 당한 후 포로로 잡혀 있다가 수상한 사나이 리틀핑거의 도움으로 탈출했다. 지금은 이모가 섭정으로 다스리고 있던 아린 가문의 땅에서 신분을 감추고 리틀핑거의 정치 게임을 돕고 있다. 

산사와 리틀핑거

둘째 딸 아리아는 아버지가 죽을 때 왕의 수도를 빠져 나와 이런저런 험난한 일들을 겪다가 가족들이 다 죽은 줄로 알고 새로운 길을 찾아 동쪽 대륙으로 배를 타고 가는 중이다.  

동쪽으로 가는 아리아 스타크 (시즌4 마지막 장면)

사생아는 아까 말한 장벽을 지키고 있는 존이다. 

토멘 왕의 명목상 아버지는 타르가리옌 왕조를 무너뜨리고 왕이 된 로버트왕이다. 
이 왕이 갑작스럽게 죽은 다음(근친상간이 드러나게 될 것을 막으려 한 세르세이 왕비에 의한 일종의 암살) 내란이 일어났는데, 이 내란에는 로버트 왕의 동생 스타니스, 그 동생 렌리, 명목 상 후계자 조프리(토멘의 형인데 전 시즌에 독살당했다), 아버지의 억울한 죽음에 반란을 일으키고 북부의 왕을 선언했던 롭 스타크가 대결했다. 여기에 대륙 서쪽의 섬들에 자리를 잡은 그레이조이 가문까지 가담하여 이 내란은 다섯 왕의 전쟁이라고 불린다. 

왼쪽부터 발론 그레이조이, 스타니스 바라테온,
조프리 바라테온, 롭 스타크, 렌리 바라테온

7개의 대가문 중 스타크 가문은 외가인 툴리 가문과 연합했다. 남부의 풍요로운 티렐 가문은 처음에 렌리를 편들었으나 렌리가 흑마술로 스타니스에게 죽은 이후 왕가인 바라테온과 외척인 라니스터 가문 쪽에 붙었다. 이 세 가문의 연합으로 전쟁의 판세는 결정되어, 롭은 죽고 스타니스는 궁지에 몰렸다. 남은 두 가문은 중립을 지킨 아린과 남쪽 끝 돈 지방의 마르텔 가문인데, 마르텔 가문은 시즌5에서 더 많이 등장할 예정이다.  
스타니스는 존이 있는 북쪽 장벽으로 가 야인들에게서 나이트와치를 구해낸 다음, 북쪽으로부터의 활로를 모색 중이다. 

다섯 왕의 전쟁 세력도. 세력들 간의 이합집산.

그레이조이 가문의 테온은 스타크 가문에 위탁되어 자라났지만 가문 때문에 스타크 가문을 배신한다. 
스타크 가문의 성인 윈터펠을 기습하여 점령하고 있었지만(브랜과 릭콘은 이 때 포로로 잡혔다가 탈출했다), 스타크 가문을 배신하고 북부의 지배자를 꿈꾸는 볼튼 가문에 포로로 잡혀 사이코 기질이 있는 람제이 볼튼에게 갖은 고초를 당하는 중이다. 

테온 그레이조이와 람제이 볼튼

정리하자면, 전 시즌들에서는 가문 간의 투쟁을 그렸지만 지금은 라니스터 쪽의 승리로 마무리가 되어 가는 중이다.
웨스테로스로의 귀환을 꿈꾸는 대너리스는 동쪽 대륙에서 분투 중이다.  
부모를 잃은 스타크 가문의 어린 자식들은 북쪽 지방, 아린, 동쪽 대륙으로 흩어져 자신들의 길을 가고 있다. 
라니스터 가문의 제이미와 세르세이는 아버지 티윈의 죽음을 알게 될 찰나에 있고, 그들의 동생 티리온은 동쪽 대륙으로 탈출 중이다. 
존 스타크는 북쪽 장벽의 정체모를 적들과 전투에 패한 야인들, 군대를 이끌고 온 스타니스 왕을 상대해야 하는 처지이다. 

그밖에도 중요한 인물들에는 다보스, 조라, 바리스탄, 야라, 샘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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