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키디데스의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를 다시 읽기 시작.
- 저자
- 투퀴디데스 지음
- 출판사
- 숲 | 2011-06-30 출간
- 카테고리
- 역사/문화
- 책소개
- 현실주의 역사서이자 외교정책 텍스트를 읽다!지식의 찬란한 첫새벽...
이 전쟁에서 가장 중요한 주역은 아테네와 스파르타, 그 다음은 테베와 코린트이다.
스파르타가 주도하는 펠로폰네소스 동맹의 주요 도시 중 하나였던 코린트는 코르키라라는 섬 국가와 갈등을 겪게 된다. 코르키라는 그 때까지 어느 쪽 동맹에도 속하지 않고 있었는데 코린트와 그 동맹국들로부터 강력한 위협을 받게 되자 위기감을 느끼고 아테네에 동맹을 맺자고 호소한다. 아테네로서는 자신들과 코린트에 이어 강력한 해군을 가진 코르키라가 상대편에 예속되는 것을 볼 수가 없는 상황이라 동맹을 받아들이게 된다.
이 사건과 다른 사건들이 얽히면서 코린트는 스파르타에 사절을 보내 아테네와의 전쟁을 주장한다. 코린트의 사절들은 아테네와 스파르타를 비교하면서, 아테네는 진취적인데 스파르타는 굼뜨기만 하다고 질책한다. 아테네는 제자리에 머물러 있는 것을 손해로 여기고 노고를 아끼지 않으면서 새로운 일들을 끊임없이 시도하면서 세력을 키우고 있는데, 스파르타는 지켜 보기만 하고 동맹국이 받는 침해에도 적극 대응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연히 다른 일 때문에 스파르타에 와 있던 아테네의 사절들이 이 이야기를 듣고는 자신들도 발언 기회를 얻어 연설을 한다. 그들은 자신들이 정당하다는 것을 증명하려 하지 않는다면서, 강력한 국가가 약한 국가들의 불만을 사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자신들은 힘을 앞세우지 않고 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기 때문에 오히려 다른 국가들이 힘이 약하기 때문에 강한 국가에 복종하는 것이 아니라 동등한 국가로부터 부당한 손해를 봤다고 여겨 불만이 큰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전쟁의 결과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것이니 신중하게 결정하라고 경고한다.
스파르타 시민들은 자신들끼리 의논 끝에 전쟁 쪽으로 기울게 되는데, 이를 원치 않았던 스파르타의 왕이 주의를 준다. 코린트가 비난했던 신중함은 오히려 자신들의 강점이고 그 때문에 자신들이 현재의 위치에 이른 것이라는 말로 시작해서, 이번 전쟁은 육지에서 강한 도시와 바다에서 강한 도시가 대결하는 것이기 때문에 승부가 쉽게 나지 못한다는 것을 지적하고, 더 준비를 갖춰 상대방을 압도할 수 있기 전까지 전쟁을 미루는 것이 낫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수백 개의 도시가 참여할 것이고 수많은 죽음과 손실을 일으키게 될 전쟁을 시작하는 것을 동맹국의 말에 흔들려 쉽게 정하면 안된다는 말로 끝을 맺는다.
하지만 회의를 주재하던 스파르타의 감독관은 전쟁을 원하고 있었다. 그는 아테네 사절이 한 말은 무슨 말인지 못알아듣겠다고 하면서, 시민들에게 아테네가 정당하다고 생각하는지 부정을 저질렀다고 생각하는지를 결정하라고 한다. 물론 아테네가 부정을 저질렀다는 쪽이 다수였고 이렇게 스파르타 측에서는 전쟁을 의결하게 된다.
코린트 사절들의 연설은, 세력을 확장하는 아테네에 대한 두려움을 자극해서 스파르타가 더 늦기 전에 아테네에 전쟁을 선포하도록 하려는 의도였겠지만, 마치 남자친구한테 다른 남자와 비교를 하면서 넌 그렇게밖에 못하냐고 질책하는 여자 같은 뉘앙스를 풍긴다.
일련의 연설로 구성되기 때문에 연극을 보는 느낌도 들고, 진취적인 사업가 정신에 대한 묘사, 힘이 곧 정의라는 사상, 의도한 결과를 내기 위한 의제 설정의 사례, 양극화 구도에서 세력 균형의 불안정성 등 여러 가지를 볼 수 있는 장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