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에 따르면, 사람들이 처신하는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는데, 자신의 실력으로 높은 자리에 오르려는 소수의 사람이 있고, 약한 자들끼리의 연합을 통해 스스로를 보호하려는 사람이 있다.
보통 이런 생각은 재수없는 이야기들을 저급하게 정당화하는 역할일 때가 많지만, 가끔 뛰어난 실력자가 빛을 발하는 모습은 카타르시스를 준다.
tvn에서 어제 종방한 더 지니어스란 프로는 정말 재미있었다. 13명의 플레이어가 12번의 라운드를 거치면서 한 명씩 탈락하는 방식인데, 처음엔 어설프고 게임의 룰이 혼란스럽게 보였지만 볼수록 팬이 되었다.
생소한 룰은 명쾌한 전략을 세우기 어렵고 플레이어들의 예측할 수 없는 행동은 기껏 세운 전략도 무산시킨다.
그런데 현실의 게임들이 그러하지 않은가? 명쾌한 룰에 따라 정확하게 계산하는 능력으로 승리하는 게임은 가상의 환경일 뿐이다.
혼란 속에서 방향 잡고 부탁하고 약속하고 거짓말도 하고 하면서 게임해나가는 모습들이 정말 재미있었다.
일반적인 스포츠가 90%의 실력에 10%의 운을 가미하는 방식이라면, 이 게임은 운이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어쩌면 운이 아니라, 더 복잡한 개념의 실력, 즉 지능 뿐 아니라 관찰력, 판단력, 사람과의 관계 능력, 잔머리, 필요할 때 상대를 속일 수 있는 냉정함과 그러면서도 지나친 원성을 피하는 평판 관리 능력 등을 총합한 실력이 결과를 좌우한 것인지도 모른다.
플레이어들은 각자 자신의 강점을 활용하면서 최선을 다했다.
사실 그 중에서도 찬양하고 싶은 플레이어가 있는데, 스포일러가 될까봐서.
11월에 할 시즌 2에선 노홍철이 나온다니 그것도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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