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좌의 게임 시즌 4가 4월부터 방영된다고 한다. 

다시, 왕좌의 게임 시즌이 되었으니, 내 블로그의 캐시카우(거의 블로그 오시는 분들의 95% 정도는 왕좌의 게임 관련어로 검색해서 오시는 듯 하다)라고 할 수 있는 이 주제에 대해 포스팅을 안할 수가 없겠다. 

우선, 가볍게, 캐릭터들에 대해서.

정보를 기대하시는 분들은 좀 실망하시리라. 예전에 몇몇 인물들에 대해 나름대로 열전처럼 쓴 글들이 있는데, 여기서는 인물마다 키워드 몇 가지씩만 적어보려고 한다. 


에다드 스타크 : 명예와 가족

제이미 라니스터 : 명예, 즉 서약을 지키는 것. 사랑. 사람들의 평판. 위악. 재치. 

브리엔느 : 명예, 즉 서약을 지키는 것. 외모와 여자라는 핸디캡. 사랑.

산도르 클레게인(클레가네) : 분노. 기사도. 고독

아리아 스타크 : 소속되고 싶어하는 욕구와 고독한 처지. 복수. 적과 내 편. 살인의 정당성

다보스 : 충성. 상식

스타니스 바라테온 : 능력과 매력의 불일치. 정의. 비관용. 목적과 수단

존 스타크 : 성장. 리더쉽. 현실과 이상. 비웃음 받는 선함. 관용과 화해. 

티리온 라니스터 : 핸디캡. 풍자. 유머. 재치. 적대적인 가족. 위악. 선과 악의 경계. 책략. 

대너리스 타르가리옌(타라가르옌) : 리더쉽. 현실과 이상. 긍지. 

세르세이 : 여성이라는 핸디캡. 어리석은 리더쉽. 두려움. 단견. 

산사 스타크 : 환상과 현실. 자기중심성. 책략의 학습. 

리틀핑거 : 조커. 책략. 입신양명. 

테온 그레이조이 : 정체성. 자긍심. 멸시에 대한 두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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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좌의 게임 시즌3이 끝났다. 
시즌3은 원작인 '얼음과 불의 노래'의 3권인 'a storm of swords'의 삼분지 이를 약간 넘기는 정도에 해당하는 분량이다. (우리나라에선 성검의 폭풍이란 제목으로 번역되었다. 그런데 검이 왜 성검이 되었는지는 알 수 없다. 운율 상으로 다섯 자를 맞출 다른 단어가 안 떠올랐던 모양이다.) 
3권의 못다 다룬 내용들을 적으려 한다. 
드라마가 끝나 아쉽고 다음 줄거리를 위해 1년 넘게 기다리는 것이 답답한 분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하지만 호기심의 댓가로 반전을 보는 즐거움을 잃게 되는 댓가는 각오해야 할 것이다. 
계속 읽을 것인지 선택하셨나요?


1. 동쪽으로 가는 사람들

1) 아리아

드라마에서 아리아가 나오는 마지막 장면은 프레이 가문 병사들을 해치운 후 발라 모굴리스라고 적힌, 자켄이 준 동전을 들여다 보는 장면이다. 
자켄이 헤어질 때 아리아에게 이 동전을 주면서, 자기를 다시 찾으려거든 아무 브라보스 사람에게든 이 동전을 건네고 발라 모굴리스라고 말하라고 했었다. 
브라보스는 웨스테로스 대륙의 동쪽 해안 맞은편에 있는 자유도시 중 하나이다. 이 도시엔 일종의 암살자 집단이 있으며, 자켄도 이 집단 출신일 것이다.
하지만 산도르와 아리아 커플이 처음부터 브라보스를 향했던 건 아니다. 
아리아는 존이 있는 장벽으로 가고자 했으나 너무 멀었고, 산도르는 아리아를 배일에 있는 그녀의 이모 리사에게 맡기면서 돈을 받을 수 있을까 하는 희망으로 동쪽을 선택했다. 
험한 산지인 배일 땅으로 들어가기에 육로가 여의치 않자 바다를 통해 가려 했던 것이다. 
큰 기대는 없었던 산도르는 아리아를 감시하는 일도 그만 뒀지만, 목적이 사라진 아리아도 산도르에게서 도망칠 이유는 특별히 없었다. 
그렇게 두 사람은 여정을 계속 한다.
중간에 어느 여관에서 산도르는 술을 마시다가 형인 그레고르 클레게인의 수하들을 만난다. 
이들은 아리아를 포로로 잡고 하렌할로 호송하는 길에 민간인들을 고문하고 살해하던 이들 중 일부이다. 
산도르는 아리아의 도움을 얻어 가면서 그 일행을 해치우지만, 자신도 부상을 입는다.
부상은 길을 가는 도중 심해져서 산도르는 말도 탈 수 없는 지경이 된다. 
길 옆에 누운 채 죽여 달라고 아리아에게 부탁하지만 아리아는 산도르를 놓아두고 혼자 떠난다.
동쪽 해안도시에 닿은 아리아는 정박해 있던 배의 선장에게 나이트워치에 데려다달라고 하지만 북쪽에는 아무 볼일이 없다는 대답을 듣는다. 
하지만 그 배가 브라보스를 향하는 배라는 걸 알게 되자 아리아는 동전을 건네면서 발라 모굴리스 라고 말한다. 
그러자 선장은 태도를 바꾸어 아리아에게 선실을 내어주겠다고 대답한다.

2) 티리온

티리온도 3권의 마지막에 웨스테로스를 떠나 동쪽 대륙으로 건너간다. 
시즌4의 초반의 중심 사건은 조프리와 마아저리의 결혼식일 것이다. 
조프리는 결혼식 행사로 난장이들을 불러와 공연을 시키는 등 티리온을 계속 모욕하다가 티리온에게 따르게 한 포도주를 마시고 나서 숨이 막혀 절명한다. 
세르세이는 광분하고, 티리온은 현장범으로 잡혀 수감된다. 
그 와중에 티리온과 함께 중요한 용의자인 산사는 어디론가 사라진다.
티리온이 혐의를 받자, 알려진 적과 새로운 적들이 티리온을 공격하고 동맹자들은 돌아선다. 
세르세이는 티리온이 범인이라 확신하고, 아버지 타이윈(티윈)을 비롯한 대다수 사람들이 그렇게 믿는다. 
처형 전날 밤, 죽으면서 어떻게 사람들을 조롱할까 따위를 생각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갑자기 감옥 문이 열린다. 
제이미 라니스터가 협박을 당한 바리스와 함께 동생을 구하러 온 것이다.
둘은 반갑게 해후하지만, 헤어지는 순간 앞으로 언제 다시 볼 지 모른다는 생각 때문인지 제이미가 비밀을 고백한다. 
그 고백은 티리온의 트라우마인 전 부인 티샤에 대한 것이었다. 
티샤는 제이미가 전에 말한 것처럼 창녀이고 자신의 계획에 따라 티리온 앞에서 연극을 했던 것이 아니라, 원래 티리온이 알고 있었던 그대로가 사실이었다는 것, 자신은 아버지의 명령과 설득에 따라 거짓말을 했던 것임을 고백한다. 
충격을 받은 티리온은 제이미고 타이윈이고 오만 정이 다 떨어져 버린다.
그래서 조프리를 정말 죽인 거냐고 제이미가 물었을 때 자기가 죽인 것 맞다고 대답하고, 세르세이가 온갖 남자들과 잠을 같이 잤다고 이야기한다.
제이미의 마음에 어떻게든 상처를 주고 싶었던 것이다. 
그렇게 두 형제는 충격과 혼란 속에 헤어지고 만다.
바리스는 어둠 속의 미로를 통해 티리온을 밖으로 인도해 나간다. 
티리온은 바리스가 구한 배를 타고 동쪽 대륙으로 건너가기로 되어 있다.
하지만 길을 가는 도중 바리스가 흘린 말을 통해 티리온은 핸드의 방으로 이어지는 비밀 통로를 알게 되고, 그 통로로 올라가 아버지와 단 둘이 대면한다. 
석궁을 든 아들 앞에서도 타이윈은 뻣뻣하기만 하다. 
타이윈이 티샤를 창녀로 지칭하자 티리온은 창녀라는 단어를 다시 입에 올리면 석궁을 쏘겠다고 경고하지만 티샤의 행방을 묻는 질문에 타이윈은 '창녀들이 가는 곳으로'라고 대답한다. 
티리온은 자신의 약속을 지킨다.

2. 동쪽 대륙의 사람들

대너리스는 융카이(윤카이)에 이어 미린을 점령한다. 
미린 점령 후 조라 모르몬트는 대너리스에게 추방 명령을 받는다. 
그 사정은 조라 모르몬트에 대한 글에서 쓴 바와 같다. 
파죽지세로 세 개의 도시를 점령했지만 대너리스의 진짜 어려움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노예무역으로 경제가 번성하던 이 세 도시에서 갑작스레 노예 제도가 폐지되자 많은 갈등과 혼란이 일어난다.
아스타포르에선 새로운 자가 집권하여 대너리스가 임명한 행정관들을 처형하고, 도시는 혼란에 빠진다. 
융카이는 대너리스에게서 돌아서 아스타포르를 공격할 준비를 한다. 
미린에서는 밤마다 무고한 자들, 해방된 노예들이 암살당한다. 
대너리스의 리더쉽이 제대로 시험 받는 때가 온 것이다.

3. 북쪽의 사람들

존이 탈출한 야인들의 유격대는 나이트워치의 성을 공격해 온다. 
존의 덕분으로 기습을 면한 나이트워치는 공격을 성공적으로 방어한다. 
하지만 이것은 서전에 불과했다. 
북부의 왕 만스 레이더는 야인족들의 힘을 총 집결하여 장벽을 공격해 온다. 
야인들의 압도적인 수에 밀린 나이트워치의 패색이 짙어져 가는 순간, 야인들의 후미에서 난데없이 갑옷을 입은 기사들이 나타난다. 
그들의 수는 많지 않았지만 대열을 지어 공격하는 중갑옷 기사들의 공격은 야인들의 엉성한 대열을 풍비박산 낸다. 
이들은 본거지 드래곤스톤을 떠나온 스타니스의 군대이다.
스타니스 왕은 야인들의 수장 맨스 레이더를 포로로 잡고 나이트워치와 불편한 동거를 시작한다. 
나이트워치 입장에서 스타니스 왕이 구원자이긴 했지만, 왕국 내부의 정치와 분쟁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나이트워치의 관행과 원칙은 스타니스와의 관계를 편하지 않게 만든다. 
스타니스는 그런 나이트워치의 입장을 존중하면서도 그들에게서 최대한의 지원을 얻고자 한다.
한편, 야인들과의 전쟁을 일단 마친 나이트워치는 조르 모르몬트의 후임이 될 새로운 대장을 뽑는 일이 당면 과제다. 
유력한 후보자는 두 명이었으나, 이 둘은 서로를 몹시 싫어하는 사이이고 제3의 후보도 있어 선출은 빠르게 진행되지 않는다. 
새로운 대장과 협의해서 빨리 자신의 계획들을 추진해나가고 싶었던 스타니스는 선출 과정이 더 늦어진다면 비워져 있던 장벽의 요새들을 차지하는 등 자기의 임의대로 행동하겠다고 압력을 가한다. 
이런 상황에서 마에스터 아에몬의 힌트를 받은 샘웰 탈리는 대립하는 두 후보 사이를 오고 가며 서로에 대한 반감을 활용하여 그때까지 약소 후보였던 존 스노우를 지지하도록 만든다. 
두 사람 모두 싫어하는 상대편 후보가 대장이 되느니 존이 낫겠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렇게 하여 존 스노우는 다루기 어려운 왕과 백귀들의 위협, 임박한 겨울과 무수한 포로들, 수많은 인재들을 잃고 약체화된 나이트워치 등 산적한 문제를 안고서 리더의 길을 시작한다. 

4. 킹스랜딩과 배일

제이미 라니스터와 브리엔느는 드라마에도 나온 것처럼 킹스랜딩으로 무사히 귀환한다.
제이미는 세르세이와의 사랑에만 집착했던 과거와 달리 킹스가드의 대장에 걸맞는 책임과 역할을 고민하기 시작한다.
제이미는 에다드의 칼을 녹여 새롭게 벼려 낸 칼을 아버지로부터 선사 받지만, 이 칼을 금화와 왕의 보증서 등 다른 필요한 물건들과 함께 브리엔느에게 주면서 실종된 산사와 아리아의 행방을 수색하도록 요청한다. 
그러면서 그 칼의 이름을 Oathkeeper라고 불러주도록 부탁한다.
그 다음 그가 착수한 일은 바리스를 겁박하여 티리온을 구출하게 만드는 일이었지만, 그 결과는 아버지의 죽음과 세르세이에 대한 의심으로 이어진다.
한편, 조프리의 결혼식에서 벌어진 혼란 속에서 산사는 리틀핑거의 수하의 안내를 받아 킹스랜딩을 빠져 나온다. 
리틀핑거는 산사와 함께 배일로 가 캐틀린의 동생이자 배일의 영주인 어린 로버트의 어머니인 리사 튤린을 만난다. 
어렸을 때부터 리틀핑거를 사랑하고 있었던 리사는 이들을 환대하지만, 산사에게는 경계감을 보인다.
눈이 내리는 날, 윈터펠을 그리며 요새를 만들던 산사 앞에 리틀핑거가 나타나 요새 만드는 일을 돕다가 그녀에게 키스한다. 
이 장면을 본 리사는 산사를 방에 불러들여 질투심에 광란하며 죽이려 든다. 
이 때 리틀핑거가 나타나 리사를 달랜다. 
눈물을 쏟는 리사를 달래던 척 하던 그는 자기가 진정 사랑했던 유일한 여자는 캐틀린이라고 말하며 리사를 창 밖으로 밀어 배일의 깊은 협곡 아래로 떨어뜨린다. 
그리고 그 자리에 있던 음유시인을 범인으로 몰아 체포하도록 호위병들을 부른다.

5. 에필로그

원작 소설에서 주요 등장인물들의 관점에서 기술이 되는 본문과 달리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는 보통 단역의 시각에서 그려진다. 
1권의 프롤로그는 장벽 너머를 순찰하다가 백귀의 존재를 발견하는 나이트워치의 대원, 
2권의 프롤로그는 옛 신들의 조각들을 불태우는 불과 어둠 속의 드래곤스톤을 배경으로 멜리산드레를 독살하려다 실패하는 스타니스의 늙은 마에스터, 
3권의 프롤로그는 '퍼스트맨의 주먹'에서 백귀들의 습격을 뜻하는 세 번의 뿔피리 소리를 듣게 되는 나이트워치 대원이 주인공이다. 
3권에는 에필로그도 있는데, 그 주인공은 프레이 가문의 10번째 아들 미렛 프레이(Merrett Frey)다. 
그는 도적단에게 포로로 잡힌 페티르 프레이의 몸값을 물어 주고 페티르를 되돌려 받기 위해 가는 참이다. 
페티르는 미렛보다 항렬이 둘이나 아래이지만, 늙은 왈더 프레이의 죽은 맏아들의 맏아들의 아들이니, 가문에서의 지위는 미렛보다 높다. 
미렛은 한 때 꽤 무용을 발휘하는 전사였지만 전투에서의 부상 이후 별로 내세울 것이 없는 사람이 되고 말았다.
피의 결혼식에서 그가 맡은 역할은 북부군의 용맹한 영주 존 움버를 취하게 만들기 위해 술 상대를 하는 일이었다. 
미렛은 우울한 회상과 불길한 예감 속에 도적단과 약속한 장소에 도착한다. 
그곳에서 그가 발견한 것은 밧줄에 매달려 있는 페티르의 시체였다. 
도적단, 즉 깃발없는 형제단 사람들은 아리아와 함께 있었을 산도르의 행방에 대해 간단히 취조한 다음 그도 역시 매달려고 한다. 
미렛은 절박하게 항변한다. 
롭은 결혼 서약을 어겨 자신들을 모욕했기 때문에 복수는 정당하다, 그것은 전쟁의 일부였고 결혼식의 혼란 속에 프레이 가문 사람들도 많이 죽었다, 
그런 말들이 안 통하자, 자신은 참여하지 않았다, 아버지와 다른 형제들의 소행이었다, 피의 결혼식을 목격한 사람도 없지 않느냐, 
이 대목에서 형제단 중 한 사람이 그 말은 틀렸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그들이 길을 열어 주자 한 여자가 다가 온다. 
그녀는 끔찍하게 변한 외모와 증오만 담긴 눈을 지닌 캐틀린이다. 
경악하던 미렛을 두고 형제단원들은 미렛이 프레이 가문의 학살에 참여한 일원이었는지 그녀에게 묻는다. 
그녀가 고개를 끄덕이자, 미렛의 몸은 위로 들린다. 
이것이 3권의 마지막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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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좌의 게임 시즌3이 최종화까지 마쳤다. 
9화에서 주요 인물들의 운명이 반전되었고, 10화는 그 마무리였다. 
다시 본 10화는 훌륭했다. 
지난 리뷰를 쓸 때는 월요일 출근해야 하는 상황에서 시즌3이 끝난다는 아쉬움 때문에 심통이 나 있었나 보다. 
드라마는 드라마 나름의 논리가 있는데, 책과 다른 부분에 대해 비판적으로만 볼 건 아닌 것 같다. 
예를 들어 젠드리와 관련된 에피소드의 경우, 원작에서처럼 젠드리가 아닌 다른 서자가 그 역할을 했더라면 드라마만큼의 감정이입을 불러오긴 힘들었을 것이다. 
원작을 그대로 인용하기도 하고 새로운 관점으로 해석하기도 하면서 각색하는 솜씨가 뛰어나다고 느껴진다. 

10화의 몇 가지 장면과 대사들. 
(드라마를 본 분들을 위한 기억되살리기 내지 음미 용도. 드라마 안 본 분들이 보기엔 불친절함) 

어둠 속에서 계속되는 학살의 장면들. 
칼싸움을 벌이다 죽는 사람은 그나마 낫다. 
목을 매다는 장면은 이미 대세가 기울어 전투가 끝나간다는 것을 보여 준다. 
이어서 king of north를 구령하며 들어오는 프레이의 병사들. 
평소 드라마에서 보여지던 다이어울프는 그냥 보통 늑대처럼 보였는데, 이번에는 커 보인다. 
원작에서는 대너리스가 콰스에서 마법사들의 집에 들어갔을 때 미래의 장면을 몇 가지 보게 되는데 그 중 다이어울프의 머리를 매단 남자가 나온다. 
그 장면 때문에 롭의 끝이 좋지 않을 것임을 짐작할 수 있었는데, 그 복선이 이렇게 실현이 된 것이다. 

King of North

그 끔찍한 어둠의 장면 뒤에 바로 이어서 화창한 낮의 꽃길을 걷는 티리온과 산사가 등장한다. 

이런 장면 전환이 좋았다. 농담을 주고 받는 두 사람은 화기애애하고 주변은 평화롭다. 
이 때 포드릭 파이네가 등장하고 회의에 참석하라는 명령을 전한다. 

이어지는 회의 장면은 멋졌다. 롭과 캐틀린의 소식으로 싱글벙글하던 조프리는 티리온과 갈등을 일으키고 뒤이어 타이윈(티윈)과 부딪힌 후 억지로 끌려나간다. 
대사 몇 마디로 긴장감을 한껏 올리는 솜씨가 대단하다. 
"넌 괴물이야!" "내가? 그렇다면 나한테 말을 조심하시지. 괴물들은 위험한 짐승이고, 요즘 왕들은 파리들처럼 죽어나가니 말야."
이 대사는 원작에도 나온다. 하지만 원작에선 바로 다음 대사로 이어지는데, 드라마에선 배경음악과 사람들 표정으로 긴장감을 높인다. 
이런 부분은 드라마의 표현력이 낫다. 
사람들이 떠나고 난 다음 타이윈은 티리온만 남겨 대화를 한다. 
이 대화 속에서 프레이 가의 배신이 타이윈의 보증 하에 이루어진 일임이 드러난다. 
타이윈은 설명하기 전에 미리 상황을 짐작해내는 티리온을 인정하는 듯한 눈빛으로 쳐다 본다. 
원작에서는 나중에 타이윈의 여동생이 등장하는데 타이윈과 가장 많이 닮은 사람은 제이미(자이메)가 아니라 티리온이라는 말을 한다. 
티리온은 타이윈의 냉정한 처사를 혐오하지만, 생각하는 방식이 비슷하다. 
하지만 뭔가 통하는 것이 있는 것처럼 시작된 이 대화도 결국은 두 사람의 관계만 훼손시키고 파국으로 끝난다. 

그 다음, 학살이 일어난 홀의 핏자국을 지우는 사람들 속에 서 있는 볼튼과 왈더 프레이의 대화.
조프리를 제외하면 이 작품의 악의 축이라고 할 만한 두 세력의 주인들이다. 
두 사람의 대화에서 윈터펠이 점령당한 사정이 드러난다. 
루제 볼튼의 아들 램지(람세이) 볼튼이 강철군도인들에게 살려주겠다는 약속을 하고 테온을 넘겨받은 것. 
(하지만 이들 강철군도인들도 무사하지 못했음이 나중에 발론과 야라(아샤) 그레이조이의 대화에서 드러난다.
이들은 피부가 벗겨진 채 성벽에 매달리게 되는데, 볼튼 가문의 문장은 동식물을 주로 사용하는 다른 가문과 달리 피부가 벗겨진 사람이다.)
테온은 그렇게 해서 램지가 잡고 있는데 제 서자 아들 램지의 취향이 워낙 독특해서요.. 하는 볼튼의 대사와 오버랩되면서 테온의 장면으로 넘어간다. 

소시지 장면은 정말이지... 상황의 끔찍함을 별도로 친다면 램지 볼튼은 스탠드업 코미디언이다. 
"이거? 설마? 돼지고기 소시지라구. 난 식인종이 아냐."
테온은 이 장면에서 Reek(구린내)이라는 이름을 얻게 된다. 

I'm Comedian!

다음은 그레이조이 가문에 편지와 함께 도착한 상자.

편지를 쓴 것은 우리의 만담가 램지 볼튼이다. 
"상자 안에는 테온이 가장 좋아했던 장난감이 들어 있다. 장난감을 빼앗기니까 어린아이처럼 울더군."
상자를 열어보는 야라. 테온을 이제 없는 자식 치려는 발론. "이제는 남자 구실도 못하지 않느냐."

아리아는 프레이의 병사들에게 동전 떨어뜨리기 스킬을 시전한다. 
시동을 걸면 나머지는 듬직한 보디가드가 다 처리해 준다. 
아리아가 회수한 동전에는 발라 모굴리스, 모든 사람은 죽는다는 뜻의 발리리아 어가 쓰여 있다. 
뭔가를 떠올린 듯한 아리아. 자켄을 떠올렸겠지.

샤에를 떠나보내려는 바리스. 역시 오지랖이 넓다. 
"너는 티리온에게 좋은 영향을 미쳤다. 예전엔 술을 마시고, 사창가를 하루에 세 곳씩 다니고, 도박을 했지. 지금은 술만 마시니까."

나이트워치의 버려진 성채에서 밤을 보내는 브랜(브란)은 일행에게 Rat Cook, 쥐 요리사에 대한 이야기를 해 준다. 
그가 신들에게 저주를 받은 이유는 접대한 손님을 살해했기 때문. 
세븐킹덤에는 음식을 대접한 손님은 어떤 일이 있어도 해하지 않는다는, 신성시되는 관습이 있다. 
프레이 가문의 앞날이 앞으로 좋지는 않겠다. 

괴담 뒤에 코믹 호러의 장면이 이어지고 브랜은 샘웰과 만난다. 
흑요석을 넘겨 받은 브랜 일행은 백귀들로 가득한 북부로, 샘웰은 나이트워치의 성 캐슬 블랙으로. 

귀환한 샘웰의 보고를 받은 나이트워치의 마에스터 아에몬은 전서조를 배불리 먹이라 명한다. 44마리 모두 왕국 곳곳에 보내야 하니까. 
이 장면도 좋았다. 샘웰과 길리, 아에몬 간에 이어지는 대사들의 진행. 플롯과 에피소드가 조화를 이룬다. 
샘웰의 귀환이 검은 까마귀들을 날게 하고, 드래곤스톤 섬으로 날아들어온 소식은 다보스를 결심하게 하고, 뒤이은 행동은 스타니스 왕의 군대를 움직인다. 

다보스는 배운 지 얼마 안되는 읽기 스킬 시동거느라 힘에 겹다. 
night를 니그트라고 읽으니까 스타니스의 딸이 정정해 주고, 왜 그런 거냐고 하니까 원래 그런 거라고 답하는 부분도 재미있었다.  
니그트, 아니 나이트워치의 편지를 읽은 다보스는 혈마법 밖에 돌파구가 딱히 보이지 않던 스타니스에게 새로운 길을 열어 보인다. 

존과 이그리트의 장면을 사족이라 불렀었지만, 오늘은 그렇게 보이지 않았다. 
목숨 걸만큼 사랑하던 사람 떠나는데 화살 세 방은 먹여야지. 
마음이 아프다, 이그리트. 

대미의 장식은 대너리스. 
융카이의 해방된 노예들이 미샤라는 이름으로 대너리스를 부르고 만지는 장면은 좀 어색하기도 했지만. 
받쳐주는 손 위로 누워 떠오르면서 환하게 웃는 얼굴. 그래, 이렇게 끝나는 것도 나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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