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좌의 게임 리뷰이고, 스포일러로 가득합니다.

줄거리 소개는 약합니다. 줄거리는 링크한 블로그를 참고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사진도 많고 글도 재미있을 뿐더러 자막까지 첨부를 해 놓으셨네요. 


1.
원작에서 랜딜 탈리는 킹스랜딩의 소의회에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드라마에서는 고향 땅에 머무르고 있다가 돌아온 아들 샘웰을 괴롭힌다. 
어쨌든 남쪽 사람들에게 백귀 이야기는 먼 나라의 오래된 전설일 뿐이다. 

옷이 날개. 아니 그보다는 헤어스타일?
길리 역을 맡은 배우의 복장이 바뀐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대너리스 정도 말고는 길리가 여자 캐릭터 중 가장 예쁜 듯. 
길리는 십자가에 사람을 못박거나 불태우지도 않고, 자신감이 좀 부족한 남자친구를 북돋아주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여자친구를 두려면 백귀 하나 정도는 잡아야 한다. 
적어도 무서운 아버지에게 반항할 용기 정도는 있어야 한다. 
이 두 사람은 왕좌의 게임에서 드물게 착하고 소박한 캐릭터들이라 정이 간다. 
특히 길리는 갈수록 매력이 커지는 듯 하다. 

2. 
연극은 어설픈 막장드라마처럼 보이지만, 세익스피어도 이런 분위기에서 대본을 쓰고 극단주 노릇도 했을 것이다. 
크레인이라는 여배우가 홀로 진지한 연기로 사람들 마음에 울림을 주었던 것처럼, 교양 없는 관객들을 위해 만들어진 자극적인 신파극 속에 뜻밖의 카타르시스를 불어일으키는 대사나 장면들이 섞여들어가곤 했을 것이다. 
그런데 이 연극을 보면 티리온이 정말 악당 같다. 

3. 
원작보다 진도를 앞서 나가다 보니까 예상할 수 없는 줄거리를 만나는 즐거움이 있다. 
하이스패로우가 죽던가 뭔가 피바람이 날까 걱정했는데 일단은 평화로운 일단락. 
프랑스혁명 때 민중들은 가로등에 밧줄을 걸어 원성이 높던 귀족을 목매달고 주머니칼로 용병대장의 목을 잘랐다. 
왕은 궁전에서 끌려 나오고 근위병들은 무참히 학살당하거나 민중과 어울려 술을 마셨다. 
그동안 왕이나 대귀족들이 하이스패로우를 못 건드리는 것이 좀 안 와 닿았었는데, 이번에 티렐 가문 병사들을 군중이 에워싸는 모습을 카메라로 잡은 장면은 효과적이었던 것 같다. 
하이스패로우가 하는 말들, 기독교적 가르침과 그의 소탈하면서도 강인한 성품이 귀족과 평민들의 마음을 사는 것은 이해가 간다. 
왕비라고 하더라도 신 앞에서는 똑같은 죄인이고 똑같이 속죄를 해야 한다는 것은 기독교적이면서도 계급의 질서를 전복시킬 수 있는 평등의 사상이기도 하다. 
제이미는 철왕좌에 앉은 사람은 자기 뜻대로 해야 한다고 하지만 하이스패로우는 신의 법이 더 상위에 있으며 왕이라고 해도 그 법에 따라야 한다고 말한다. 
그것이 변질되면 이단을 배척하는 광신이 되겠지만,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많은 사람들이 동의할 수 있는 정의를 추구하는 무기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하이스패로우가 혁명가라고 하기엔 그가 해결하려는 문제나 사회의 모순 같은 것은 그다지 그려지지 않았고 동성애 얘기 같은 게 나오면서 테마가 더 흐려진 것 같다. 
신의 뜻을 따른다는 것은 현실 너머의 이상을 추구하는 좋은 무기로도, 신의 뜻이라는 이름으로 편협한 윤리를 강제하는 나쁜 무기로도 사용될 수 있다. 
하이스패로우가 추구하는 세상은 아직 분명하지 않아 보인다. 
어쨌든 킹스랜딩의 시민들로서는, 젊은 왕과 인기 있는 왕비가 하이스패로우와 나란히 서고 귀족들이 당황해 하는 모습이 상당히 시원스러웠을 것이다. 
다만, 원작소설에서는 여러 번 이야기했지만 하이스패로우는 많이 두드러지지 않는다. 

4.
프레이 가문은 강을 건너는 길목 양쪽에 쌍둥이 성을 쌓아두고 통행세로 부를 쌓아올린 신흥귀족이다. 
그들의 가문 문장도 쌍둥이성의 모습이다.  
신흥귀족이라 그런지 다른 가문들로부터 멸시를 받는 것에 대해 민감하다. 
피의 결혼식의 명분도, 롭이 결혼 서약을 깨어 자기 가문을 모욕했다는 것이었다. 

5. 
세르세이와 완전히 한편이 되어 있어 하이스패로우를 없앨 궁리나 하고 있는 제이미의 모습은 역시나 마음에 들지 않는다. 
예전의 입체감이나 매력은 사라지고 그냥 평면적이 인물이 되어 버린 것 같다. 

6.
대너리스. 열심히 소리를 지른다. 
도트락인들은 몰라도 나로서는 그다지 공감가진 않는다. 
도트락인들에게 웨스테로스를 약탈할 자유를 주겠다는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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