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재기의 죽음은 매일 뉴스로 전해지는 교통사고보다 슬프다.
교통사고 희생자들에 대해서는 거의 아무 것도 모르지만 성재기 씨에 대해서는 여러 정보가 있고 
그 정보들로 인해 그 사람이 단지 익명의 존재가 아니라 개성을 가진 존재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투신 전의 상황들과 그가 한 말들, 사진 속의 모습으로 그는 어느 정도 친숙한 사람 같다.
하지만 그에게 일어난 일은 좀 블랙코미디 같기도 한다. 
사람이 우스꽝스럽다는 것이 아니라, 그가 처한 상황이 우스꽝스럽다. 
본인한테는 전혀 우습지 않고 괴롭고 슬프기까지 한 상황인데, 제3자가 보기엔 부조리하고 엉뚱해 보인다. 
한 사람이 있었고, 그에게 일이 잘 풀리지 않았고, 본인이 자초하긴 했지만 이상한 상황이 닥쳤고, 
그 상황을 해결하려고 한 행동이 이상한 상황 전개로 이어져 결국 비극적인 결말을 가져왔다. 
며칠 전부터 투신을 예고했는데, 아무도 적극적으로 말리지 않았고, 조롱만 넘쳤다. 
한 번 웃을 꺼리라고 생각했던 일이 이상한 결말로 이어졌다. 
그의 생각이나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지만, 그는 분노의 대상이 될 만한 권력자가 아니었다. 
일부 사람들의 열렬한 찬동을 받았지만 후원금은 적어 생활고를 겪었고, 
많은 사람들에게는 정신 나가 보이는 주장을 정의라고 믿고 열심히 실천하려고 했던, 
좀 튀는 이웃 중의 한 사람이었을 뿐이다.  
그에 대해 아는 것이 많지 않은 만큼 깊이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에게 애도를 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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