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좌의 게임 리뷰인데, 주로 원작소설의 관점과의 비교를 위주로 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스포일러로 가득합니다.
줄거리 소개는 약합니다. 줄거리는 링크한 블로그를 참고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사진과 함께 정리를 잘 해 놓으셔서 제가 글 쓰면서 기억을 되살리는 데 주로 참고하고 있습니다. 

1.
존 스노우. 시즌 5의 멘붕은 존 스노우의 죽음일 것이다. 
원작에선 좀 애매하게 마무리가 되었는데 드라마에선 확실한 죽음이다. 
하지만 죽은 사람을 살리기도 하는 빛의 신의 사제 멜리산드레가 곁에 있으니 아직은 기대를 걸어볼 수 있겠다. 
(무법자들의 대장 베릭 돈다리온도 빛의 신을 믿는 미르의 쏘로스에 의해 부활하였다.)

2. 
원작에서는, 스타니스의 군대가 아직 건재할 때 테온이 탈출한다. 
윈터펠 성 근처에서는 스타니스에게 협조하는 북부의 한 세력이 유격전을 벌이고 있어서 테온은 이들에게 구원을 받아 스타니스에게 인도된다. 
하지만 스타니스는 불법을 용납하지 않는 왕이다. 
스타니스와 함께 하는 북부인들도 브랜과 릭콘을 살해한 것으로 알려져 있고 북부에 많은 해를 끼친 테온의 처벌을 원한다. 
테온의 운명은 전망이 아직 어둡다. 

3. 
스타니스가 죽는 장면은 나오지 않았지만 드라마에서는 여러 상황 상 죽은 것으로 보인다. 
원작에서는 스타니스의 패배와 죽음을 전하는 램지 볼튼의 협박편지가 존에게 전달되는 장면만 나온다. 
서명자가 루제 볼튼이 아니라 램지 볼튼이라는 것이 수상하다. 
또한 편지 안에서 램지는 테온을 자기에게 넘기라고 얘기하고 있는데 스타니스 진영 안에 잡혀 있어야 할 테온의 행방을 램지가 모르고 있다는 것도 궁금함을 유발한다. 

4. 
개인적으로 제이미 라니스터가 멋졌던 것은 브리엔느와 동행하면서 모험을 겪을 때가 아니었나 싶다. 
수염을 깍고 말끔해진 다음부터는 터프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세르세이와의 해후 장면은 미르셀라의 죽음이 캐릭터 상의 어떤 변화를 가져올 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 
원작 소설에서 제이미는 사령관이 되어 킹스랜딩을 떠나 있고 세르세이에 대한 마음도 접은 상태이다. 
티리온이 떠나면서 세르세이가 란셀과 여러 사람들과 불륜을 저지른 일을 얘기한 것도 이유가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브리엔느와의 동행도 제이미의 마음에 어떤 변화를 가져온 것이 아닐까? 
또한 아버지의 죽음 이후 스스로를 가슴달린 타이윈이라고 생각하며 권력에 대한 욕심과 그에 따르지 못하는 통찰력으로 온갖 어리석음과 악행을 저지르는 세르세이의 모습에 질리기도 했을 것이다. (드라마에서는 이런 부분들이 별로 강조되지 않아 세르세이가 비교적 고상하게 보이는 편이다.)
소설에서 제이미와 브리엔느가 서로에 대해 갖는 감정은 미묘하게 표현되어 있어 명확하지 않지만, 브리엔느는 분명히 제이미를 사랑하는 것 같고 제이미는 사랑까지는 모르겠지만 브리엔느를 상당히 존중하고 있다. 
라니스터 가문 수중으로 다시 넘어 온 하렌할의 곰경기장을 둘러 보다가 우연히 만난 브리엔느의 옛 약혼자를 후들겨 패는 장면도 나온다. (이 기사는 정략적인 이유로 약혼자가 되었으나 브리엔느의 외모를 보고 파혼했다. 제이미에게 옛 추억도 말하고 곰보다 털이 무성한 여자 어쩌구 하다가 귀부인에게 예의를 지키라며 황금주먹으로 얻어맞는다.)

제이미는 킹스가드의 신분으로 타르가리옌의 마지막 왕을 경호하다가 그를 죽였기 때문에 킹슬레이어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아무리 나쁜 왕이라도 왕을 지키기로 서약을 한 경호기사가 왕을 해친 것은 매우 불명예스러운 일이라는 것이 세상 사람들의 인식이다. 
사람들의 눈에 제이미는 불명예스러운 기회주의자일 뿐이지만 제이미는 왕이 마지막 순간에 킹스랜딩을 불태우려는 것을 막으려 했을 뿐이다. 
하지만 사람들의 호의를 구걸하거나 변명하는 것은 가장 제이미 라니스터답지 않은 일이다. 
하긴 불명예로 따지자면 친남매인 세르세이와의 근친상간만큼 불명예스러운 일이 또 있겠는가. 
어차피 제이미는 자기가 명예로운 사람은 될 수 없다는 걸 안다. 
사랑하는 세르세이의 옆에 있기 위해 라니스터 가문의 상속자 신분도 버렸던 제이미였고, 자신을 벌레 보듯이 하는 로버트 왕의 근위기사로 복무하는 동안에는 무언가에 책임을 질 일도 없고 세르세이와의 사랑 외에 의미 있는 일도 없었다. 
하지만 브리엔느와 동행하고 돌아온 그는 세르세이에 대한 사랑이 식은 반면 이미 죽은 캐틀린과의 약속을 지키는 데 성의를 보인다. 
산사를 구하는 임무를 브리엔느에게 주기도 하고 추방된 바리스탄의 뒤를 이어 킹스가드의 대장이 되어 그에 대한 책임감도 느낀다. 
(소설에서 책임을 느꼈다, 따위의 표현은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킹스가드의 긴 역사를 읽으며 그 뒤에 이어지는 빈 페이지를 보며 느낀 것은 책임감이 아니었을까?)
타이윈이 죽은 이후 세르세이와의 갈등은 심해지고, 한때 세르세이의 곁에 있는 것이 가장 중요했던 그는 군대를 이끌고 킹스랜딩을 떠난다. 
제이미는 사람들에게 사랑보다 두려움의 대상이 되라는 마키아벨리의 교훈에 어울리는 냉혹함과 사람들의 시선에 상관 없이 자기 나름의 명예의식을 함께 갖춘, 꽤 멋진 리더가 된 것처럼 보인다. 
아마 왕좌의 게임에 나오는 많은 인물 중에서도 가장 입체적으로 변화를 보이는 인물이 제이미일 것이다. 
(그 다음은 산사? 하지만 산사는 아직은 잠재력을 발휘하고 있지 않다.)
궁지에 몰린 세르세이가 킹스랜딩으로 돌아와 결투 재판에서 자기의 챔피언이 되어 달라는 편지를 보냈을 때 (한팔을 잃은 제이미에게 같이 죽자고 하는 거나 마찬가지였다) 제이미는 그 편지를 불태워 버리는데 그 장면에서 눈이 내린다. 
겨울이 찾아 왔다. 제이미는 다가온 겨울에 어떤 역할을 하게 될 것인지 궁금하다. 

제이미 라니스터 리즈 시절

원작 2부에서 티리온이 제이미가 자기한테 했던 말을 회상한 내용이다. 세르세이 말고 제이미의 또다른 삶의 의미는 전투였다. 그가 한쪽 팔을 잃은 것은 전사로서의 생명이 (당분간은) 끝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어쩌면 이 핸디캡도 그가 다른 방향으로 성장하는 데 역할을 하는지도 모르겠다. 위 글을 해석하면 다음과 같다. 

"넌 그 때가 되면(전투의 열기에 빠져들면) 상처를 못 느끼게 될 거야. 갑옷의 무게 때문에 등이 아픈 것도 잊게 되고 눈으로 흘러내리는 땀도 의식하지 못하게 될 거야. 감각이 멎고 생각도 멈추고 너 자신 조차 사라지고, 오직 전투만 남아. 너의 적, 이 남자, 그리고 다음 남자, 또 다음 남자, 다음 남자만이 존재하는 거지. 너는 적들이 두려워 하고 지쳐 있지만 스스로는 그렇지 않다는 것, 죽음이 네 주변에 가득하지만 넌 살아 있다는 걸 알게 되. 검들은 너무 느리게 움직여서, 넌 그 검들 사이를 웃으면서 춤추듯 지나갈 수 있는 거야."

조지 RR 마틴옹. 그 외모에서 어떻게 이런 글이 나오는 거지?


5.
세르세이는 수치의 행진을 마친 후 감옥은 벗어났지만 재판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이고 그것은 마가에리(마아저리?)도 마찬가지다. 
원작에서 마가에리는 토멘 왕을 배신하고 불륜을 저질렀다는 죄목으로 잡혀 있다가 세르세이가 무고를 한 사실이 밝혀져 혐의가 많이 약해지면서 감옥을 벗어났다. 
(드라마에서와 같이 로라스 티렐의 동성애나 그것에 대한 위증은 죄목이 아니다. 로라스 티렐은 세르세이의 압박으로 스타니스의 잔당이 남아 있던 드래곤스톤을 점령하려 서두르다 큰 부상을 입은 상태이다.
그레이조이 가문의 해적들이 티렐 가문의 본거지를 위협하고 있어 세르세이가 제시한 귀환의 조건을 빨리 이행하고자 했던 것이다.)
세르세이의 혐의는 무고에다가 전직 하이셉톤(교황과 비슷)에 대한 살인교사죄이고, 결투에 의한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반면 혐의가 가벼운 편인 마가에리는 결투가 아닌 교회에 의한 정식 재판을 기다리는 중이다. 
드라마에서는 동성애를 강조하면서 하이스패로우를 비롯한 교회의 광신적인 측면을 강조하고 있다. 스타니스의 경우도 그렇고 종교의 어두운 측면이 많이 강조된다는 느낌이다.
하이스패로우의 경우엔 청렴함과 약자를 옹호하는 태도는 프란체스코 교황을 연상시킬 정도인데 동성애자 등에 대한 공격 때문에 광신성도 강조되면서  아직까지 판단하기 어려운 인물로 그려지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상주의와 독단을 동일시하는 듯한 관점이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지만 앞으로 이 인물이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 궁금하다.  
원작에서는 그 정도의 개성이 드러나고 있지는 않다. 

6. 
돈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흠.. 
원작소설에서 아직 돈의 영주 도란 마르텔은 건재하다. 
소설 속에서 그는 통풍 때문에 걷지도 못하고 고통과 부자유 속에 살지만 정신력은 강한 인물이다. 
동생의 죽음이 알려지자 그는 위험인자인 샌드스네이크(오버린의 서녀들)들부터 통제한다. 
그녀들이 갇히기 전 복수를 청원하러 왔을 때도 경호대장 호타는 그녀들이 도란을 만지지도 못하게 했으니 드라마에서의 상황은 일어나기 힘들었을 것이다. 

돈은 아에곤 타가리옌 왕이 세븐킹덤을 통일할 때에도 정복당하지 않다가 170년이나 지난 후에 결혼을 통해 합병된다. 
283년 간의 타가리옌 지배 기간 중 독립해 있던 기간이 훨씬 더 길었던 것이다. 
그러지 않아도 독립심이 강한 데다가 정열적인 국민성을 가진 민족이 돈의 주민들인데 여기에 타가리옌 왕조가 붕괴될 때 죽은 도란의 여동생이나 오버린의 죽음과 같은 일들이 불을 붙일 수 있는 상황이다. 
샌드스테이크 뿐 아니라 돈의 전체적인 정황이 불온하다는 것을 도란은 파악하고 있다. 
돈의 일반적인 국민성이나 오버린과는 딴판으로 도란은 신중하다. 
어쩌면 통풍 때문에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생활이 그러한 신중함과 인내심을 갖게 했는지도 모른다. 
도란은 미르셀라를 앞세워 왕국에 반란을 일으키려다 제압되어 갇힌 딸(드라마에는 나오지 않는다)을 찾아가 대화를 나누면서, 돈 사람들은 역사 때문에 자신들의 역량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한다. 
지형 상 유리한 점이 있다고 해도 인구나 국력에 있어서 돈의 반란은 가망이 없다. 
돈은 전쟁의 참화에 휩싸일 것이고 결국은 패배할 것이다. 
그렇지만 도란이 평화만을 바라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는 대너리스에 대한 소문을 일찍부터 듣고 있었고 그녀와 연맹을 맺을 계획을 비밀리에 갖고 있다. 
그 계획을 딸에게 말하고 반항적이었던 그녀를 자신의 협조자로 만드는 것이 소설 속에서 도란 영주의 행보였다. 

드라마에서 숨진 도란의 경호대장 아레오 호타는 소설 속에서 분량은 많지 않지만 몇 개 챕터의 주인공(시점 제공자)을 맡고 있다. 
마르텔 가문 쪽에서 주인공 역할을 하는 것은 도란의 딸 아리안느와 호타이다. 도란은 이 두 사람의 시각으로 묘사되기만 한다. 
도란은 자신의 곁에 항상 있어왔던 호타에게 심정을 토로하며 질문을 하기도 하지만, 호타는 묵묵부답하면서 그런 건 자기가 고민할 바가 아니라고 속으로 생각한다. 
"Serve, Obey, Protect. Simple vows for a simple man."
"봉사하고, 명령을 따르고, 보호한다. 단순한 남자한테 어울리는 단순한 사명이지."

이제 못 보네, 아저씨

     
7. 
원작에서 대너리스가 사라진 후에 책임을 떠맡는 것은 바리스탄 노기사이다. (드라마에서는 죽었지만 소설에서는 죽지 않은 사람 중 한 사람이다!)
조라와 티리온은 미린으로 오다가 해적들에게 잡혀 미린을 공격하는 융카이의 노예로 잡혀 있다가 융카이 편으로 참전한 용병대로 탈출해 있는 상태이다. 
다리오 나하리스는 대너리스가 융카이와 휴전하면서 볼모로 보냈다. 
자기가 결혼한 이후 다리오가 어떤 미친 짓을 벌일지 모른다는 생각 때문에 어차피 보내야 하는 볼모 중에 포함시킨 것이다. 
대너리스와 결혼한 미린의 귀족도 살아 있다.  
하지만 융카이의 강압에 따라 대너리스의 용들을 죽이려 하자, 바리스탄은 고민 끝에 쿠데타를 일으켜 왕을 가둔다. 
융카이와의 전쟁도 다시 시작되고, 여왕은 생사도 알 수 없고, 미린 내부 역시 화약고 같은 상황이다. 

8.
드라마에서 다리오가 조라에게 당신처럼 나이를 먹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는데 좀 생뚱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너리스를 붙잡은 도트락인들의 수장은 대너리스와 서로 몰랐던 사이인 것처럼 나오는데, 드로고의 아내를 알아보는 사람이 없다는 것은 좀 의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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