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왕좌의 게임 시즌이 다시 돌아왔습니다.
미국에서 이미 첫 방송을 한 모양이지만, 저는 우리나라 케이블티비로 보기 때문에 그 기준으로 리뷰를 올릴 예정입니다.
그런데 드라마가 책의 진도를 추월해 버려서 리뷰가 예전보다 재미가 덜할 듯 하네요.
(더 재미가 없을 수도 있단 말이야 하고 의문을 품으실 분들도 계시겠지만..^.T)
결국 기대했던 6권은 올해도 출간되지 못하는 모양입니다.
드라마 리뷰는 다음주부터 올리기로 하고, 오늘은 지난 시즌에서 소설과 드라마의 차이가 크게 났던 부분을 소개하려 합니다.
대부분 지난 시즌 리뷰에 썼던 내용들이긴 한데요,
원작에선 그랬구나, 정도로 가볍게 보시면 될 듯 합니다.
물론 스포일러~~~~~~~~~~~~~~~~!!!!!!!!!!!!!!!! 입니다.
1.
드라마에서 제이미 라니스터는 브론과 짝이 되어 돈에서 벌이는 모험으로 분량을 채웁니다.
그런데 어이없게도 애써 구출해 낸 미르셀라는 돈의 여자들(티리온의 챔피온이었던 오버린 공자의 애인과 서녀들)의 독으로 죽고 맙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드라마 작가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냥 아무나 죽이면서 사람들이 충격을 받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건지.
일단 소설에서는 미르셀라도 결국 죽게 될 거라는 복선은 많이 깔리지만 아직은 생존해 있습니다.
드라마에는 등장하지 않는 돈의 공녀(공작의 딸 정도 된다고 보고 공녀라고 표현해 보았습니다. 그녀는 영주의 지위를 이어받을 후계자이기도 합니다.)가 미르셀라를 여왕으로 내세워 반란을 일으키려다가 아버지에게 제지당합니다.
드라마에서는 미르셀라를 죽여 복수도 하고 전쟁도 일으키려 했던 것인데 소설에서는 목적은 같아도 수단은 달랐죠.
피가 뜨겁고 자유분방하긴 해도 복수랍시고 무고한 소녀를 해칠 인물은 아니고 스스로도 아직 소녀일 뿐입니다.
어쨌든 돈의 영주 입장에서 딸의 행동은 돈에 이길 가망이 없는 전쟁을 가져오는 위험천만한 일일 뿐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돈의 영주가 가문의 복수를 잊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는 가두어 둔 딸을 방문하여 둘만 있는 자리에서 자신의 목적이 그녀와 다르지 않음을 밝힙니다.
다만, 그는 현실성이 있는 기회를 엿보고 있는 것이고, 그 기회는 타르가리옌 가문의 후계자가 웨스테로스에 복귀할 때일 것입니다.
2.
소설에서 제이미 라니스터는 돈으로 아예 가지 않습니다.
그는 킹스가드(근위기사)의 대장으로서 왕실의 군대를 지휘하여 리버룬의 잔존한 반란 세력들을 진압합니다.
그는 캐틀린에게 풀려날 때 스타크 가문을 향해 무기를 들지 않는다는 약속을 했었습니다.
사람들은 그가 킹스가드의 신분으로 타르가리옌의 마지막 왕을 죽였던 일 때문에 그를 명예를 잃은 기사로 취급합니다.
하지만 그는 그런 평판을 감수하면서도 캐틀린과의 약속을 지키고자 최선을 다합니다.
그는 무력을 사용하는 대신 위협과 회유의 방법으로 상대방을 항복시킵니다.
제이미 라니스터는 거칠지만 합리적이고 정확한 판단과 행동으로 최소의 희생으로 전쟁을 마무리해 갑니다.
(캐틀린과의 약속은 자신과 이미 죽은 캐틀린, 그리고 브리엔느 정도만 아는 것이기 때문에 이런 노력은 꽤 명예로운 것입니다.)그 와중에 위기에 처한 세르세이로부터 구원해달라는 편지를 받지만 이제 마음이 예전 같지 않은 제이미는 그 편지를 불태워버립니다.
그러던 와중에 그의 앞에 브리엔느가 나타납니다.
3.
소설에서 브리엔느는 산도르와 싸우는 일도 없고 아리아의 행방에 대해서는 전혀 모릅니다.
산사도 만나지 못합니다.
다만 추적의 과정에서 무법자 형제들에게 붙잡힙니다.
이 무법자 형제들은 아리아가 잠시 붙잡혀 있던 그 일당입니다.
이 무리는 아리아와 함께 할 때만 해도 부당한 권력에 대항하면서 약자를 보호하는 로빈 훗 무리와 비슷한 분위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많은 고난과 희생을 겪은 끝에 더 난폭해지고 냉혹해졌습니다.
이들을 이끌던 베릭 돈다리온은 자신이 갖고 있던 부활의 능력을 프레이 일당들에게 버려져 강물에 떠내려온 캐틀린의 시체에 전합니다.
피부는 물에 상하고 목이 베어진 상처 때문에 성대를 다쳐 스스스 하는 소리 밖에는 내지 못하고 눈에는 복수심만이 가득한 끔찍한 몰골이 된 캐틀린이 이 일당의 지도자가 됩니다.
한때 가까왔던 브리엔느조차 캐틀린에게는 원수인 라니스터 가문에게 붙은 배신자일 뿐입니다.
제이미를 죽여 배신자가 아님을 증명하라는 요구를 브리엔느는 거절하지만 교수형을 당하는 순간에 포드릭을 구하기 위해 요구를 받아들입니다.
제이미 앞에 나타난 건 그런 처지를 겪은 브리엔느입니다.
브리엔느는 산도르가 산사를 포로로 잡고 있으며 제이미가 혼자 자기를 찾아오지 않으면 산사를 죽이겠다고 말했다고 전합니다.
그 이후 제이미는 실종 상태입니다.
4.
소설에서 리틀핑거와 산사는 윈터펠로 가지 않습니다.
그들은 이어리에 머물러 있습니다.
리틀핑거는 리사 사후 불안한 자기 위치를 굳히기 위해 애쓰고 있고, 산사는 자기의 정체를 밝히지 않고 리틀핑거의 서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리틀핑거는 이어리의 상속권 순위가 꽤 높은 젊은 청년을 산사와 연결시켜 주려 하고 있습니다. 적어도 소설 속에서 리틀핑거는 자신이 젊었을 때 사랑했던 캐틀린의 딸에게 성의를 다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산사에게는 오랜만에 봄날이 찾아오고 있는 중입니다.
5.
소설에서도 테온은 귀부인을 구해 성벽에서 뛰어내립니다.
하지만 그녀는 산사가 아니라, 산사의 친구로 킹스랜딩에 동행했다가 에다드의 죽음 와중에 붙잡힌 소녀입니다.
그녀는 티윈에 의해 실종된 아리아로 꾸며져 루제 볼튼에게 보내지고 램지 볼튼과 결혼합니다.
볼튼 가문 입장에서는 이 결혼으로 윈터펠에 대한 권한을 주장할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이 소녀도 램지에게 학대당하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6.
소설에서는 스타니스가 전쟁에 패배하는 장면이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다만 존에게 스타니스 부대가 전멸했다는 소식이 램지 볼튼이 서명한 편지로 전달됩니다.
존은 이 때문에 자발적 협조자들과 함께 남쪽으로 진군하겠다고 발표하고, 이것이 그가 습격을 받는 원인이 됩니다.
(자발적 협조자라는 단서를 붙이긴 했지만, 이것은 왕국의 정치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야경대의 전통을 깨는 일이고 그 존폐를 위협하는 일입니다. 야경대원들은 야경대를 위하여 라는 말과 함께 눈물을 흘리면서 존을 찌릅니다.)
(자발적 협조자라는 단서를 붙이긴 했지만, 이것은 왕국의 정치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야경대의 전통을 깨는 일이고 그 존폐를 위협하는 일입니다. 야경대원들은 야경대를 위하여 라는 말과 함께 눈물을 흘리면서 존을 찌릅니다.)
야인들을 받아들인 일은 갈등의 요소가 되긴 하지만 그것이 존이 습격당하는 직접적인 원인은 아닙니다.
7.
스타니스는 윈터펠로 행군하면서 아내와 딸과 멜리산데르는 모두 캐슬블랙에 남겨 둡니다.
가망이 높지 않은 전쟁에 가족들을 데리고 진군할 필요는 없겠지요.
멜리산드레가 뒤에 남은 것은 스타니스의 전쟁보다 존을 도와 북부로부터의 위협에 대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서인지 모르겠습니다.
멜리산드레가 스타니스를 돕는 명분도 스타니스가 빛의 왕이 되어 백귀들로부터 인류를 구원해야 한다는 데 있는 것이니까요.
당연히 시린은 죽지 않고 아직 살아 있습니다.
오히려 스타니스는 상황이 불리해지자 부하 기사를 캐슬블랙으로 돌려보내면서 자신이 잘못 되면 시린을 후계자로 삼아 저항을 계속하라고 지시합니다.
그 부하가 다보스는 아닙니다. 다보스는 소설 속에서 다른 외교적 업무 때문에 스타니스 진영을 떠나 있습니다.
스타니스는 많이 불리한 상태이지만 한 가지 유리한 점은, 볼튼 쪽 사정도 좋지 못하다는 것입니다. 스타크에 충성했던 북부의 여러 세력은 볼튼과 프레이 가문의 배신과 피의 결혼식에서 자기들도 당했던 희생을 잊지 않고 있습니다. 윈터펠 성 안에서 프레이 가문과 다른 가문들은 서로 불신하고 있고 분위기는 흉흉합니다.
8.
소설에서 티리온은 아직 대너리스를 만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조라와 함께 융카이의 노예로 붙잡혀 있다가 융카이 휘하의 용병단으로 탈출하여 용병단이 편을 바꾸도록 노력하는 중입니다.
바리스는 킹스랜딩에 남아 티윈의 동생 케반을 암살하는 등 왕국을 더 혼란스럽게 만들려고 애쓰고 있는 중입니다.
종합평 :
소설을 읽은 사람 관점에서 가장 마음에 안드는 부분은 스타니스가 딸을 화형시키는 장면과 미르셀라가 죽는 장면입니다.
불필요한 잔인함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는 각색하는 사람의 고충을 이해해야 할 것 같습니다.
에이레의 복잡한 정치게임을 그리거나 제이미가 사령관으로 원정을 하는 장면들을 묘사하는 것은 드라마 상으로는 어려웠을 것 같습니다.
존이 야인을 대상으로 포용정책을 펴다가 배신을 당한다는 것도 개연성이 있는 흐름인 듯 합니다.
소설을 읽은 사람은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의 캐릭터나 멋진 스토리를 잘 못 살렸다거나 왜곡했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소설을 읽지 않고 드라마를 보는 사람 관점에서 등장인물과 스토리에 개연성이 있고 그 자체로 매력적이라면, 각색을 잘못했다고 할 수는 없겠지요.
앞으로 전개되는 이야기는 소설에서 다루어지지 않았던 미답의 영역이라 기대가 많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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