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좌의 게임 원작은 현재 5권까지 출간되었다. 
드라마 시즌 1은 책 1권, 시즌 2는 책 2권, 시즌 3과 4는 책 3권에 해당한다. 
이런 진도였기 때문에, 나는 책 4권과 5권에 해당하는 내용이 두 개 내지는 세 개의 시즌으로 소화가 될 것으로 예상했었다. 
그러다 보면 책 6권도 출간이 될 것이고... 
하지만 예상과 다르게 두 권의 책 분량을 하나의 시즌만에 진도를 나가 버렸다. 
그러면서 이야기도 크게 다른 방향으로 바뀌었다. 
작가들은 출간되지 않은 원작과 별개로 독자적인 이야기로 풀어나가기로 결정을 한 모양이다. 

이전 시즌들에 비한다면 이번 시즌은 만족스럽지 않았다. 
시즌 3과 4에서는 원작의 장면들을 훌륭하게 묘사하였거나 원작에 없더라도 매력적인 장면들이 꽤 많았다. 
피의 결혼식 장면이나, 오버린과 그레고르와의 대결이나, 장벽에서의 전투 등. 
원작에는 없는, 산사와 티리온 간의 화기애애한 대화라든가 타이윈과 아리아 간의 묘한 썸도 좋았고, 
산도르와 아리아의 동행이 한 시즌 내내 계속 된 것도 괜찮았다. 

그런데 이번 시즌은 원작과의 차이도 클 뿐더러, 원작의 시각에 물들어서 그런지 모르지만 그 새로운 전개의 상당수가 좋지 않았다. 
왕 시해자라는 오래 전부터의 핸디캡과 외팔잡이라는 새로운 핸디캡을 극복하면서 이제까지 세르세이와의 사랑 외에는 아무 관심도 없었던 제이미 라니스터가 책임있는 사령관의 모습으로 활약하는 모습과 비교하자면, 브론과의 콤비가 어느 정도 재미를 준다고 하더라도 드라마 속의 제이미는 임무도 초라하고 매력도 덜하다. 지나치게 원만하고 터프함이 없다. 그리고 미르셀라의 죽음은 불필요한 잔인함이었다. 
자신을 존중해 준 몇 안 되는 사람인 제이미와 캐틀린이 준 임무를 달성하기 위해 전쟁이 휩쓸고 간 황량한 풍경 속에서 퀘스트를 좇아가는 브리엔느는 윈터펠 성 옆에서 죽치고 있을 뿐이다. 시즌 4에서 제이미와 썸을 탈 때의 매력은 간 곳이 없고, 제이미의 눈에 비쳤던 처음의 브리엔느의 모습, 우둔하고 고집스럽고 못생긴 괴상한 처녀 기사의 이미지로 되돌아가 버린 것 같다. 
나름대로의 정의를 추구하던 스타니스와 멜리산드레는 막장 캐릭터가 되어 버렸고, 죄책감에 괴로와하던 젊은 란셀은 평면적인 광신자로 묘사된다. 원작보다 비중있고 매력있게 그려지는 건 오히려 하이스패로우다. 세르세이의 단견과 자기중심성과 잔인함은 두드러지게 묘사되지 않기 때문에 수치의 행진은 찍는 데 공을 들인만큼 의미심장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죄가 분명하지 않은 산 사람을 용에게 먹잇감으로 주는 대너리스의 모습은 짜증이 난다. 리틀핑거가 산사를 데리고 윈터펠로 갔다가 무책임하게 버려 두고 오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고, 원작에서는 나름대로 성장해 가는 캐릭터인 산사가 윈터펠에서 희생당하는 수동적인 캐릭터로 바뀌는 것도 그렇다.
티리온의 매력은 유지가 되는 편이지만 모험담이 짧아졌고 난쟁이 여자친구 페니가 눈에 띄지 않는 것도 아쉬운 부분이고 바리스와는 지나치게 친해졌다. 

그래서인지, 리뷰를 쓰는 일도 작년보다는 재미가 훨씬 덜했던 것 같다. 
하지만, 내년에 시즌은 돌아올 것이고, 그전까지는 원작 6권도 출간이 되어서 지금까지와 같이 원작과 드라마를 비교하는 리뷰를 계속 써 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블로그를 찾아주셨던 왕좌의 게임 팬 여러분들도 한 해 동안 잘 지내시길~


반응형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