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4 10화에서 산도르 클리게인(클레게인, 클레가네)은 부상으로 죽음을 목전에 둔 상태에서 아리아를 떠나 보낸다. 그는 이후에 어떻게 되었을까?

원작 4권에 나오는 내용이므로, 드라마에 아직 나오지 않은 스포일러이긴 하지만, 주 플롯에 영향을 미치는 부분은 아니므로 산도르를 좋아했던 분들을 위해 여기에 써 보고자 한다. 

10화의 리뷰에서 썼지만, 브리엔느와 산도르의 결투 장면은 원작 소설에선 나오지 않는다. 

산도르는 폴리버 일당과 결투에서 입었던 부상이 악화되어 움직이지도 못하는 상태가 된다. 드라마에서와 달리 그가 마지막에 누운 장소는 낭떠러지 언덕 밑이 아니라 길에서 조금 벗어난 강가의 나무 아래이다. 그 후의 이야기는 브리엔느의 귀를 통해 듣게 된다. 

브리엔느는 원작 3권까지는 캐틀린과 제이미의 눈으로 그려지지만, 원작 4권에서는 새로운 화자로 등장한다. 그녀는 산사를 찾는다는 임무를 갖고 킹스랜딩에서 북쪽으로 나아가면서 몇 가지 에피소드를 겪게 된다. 그러는 중에 산도르가 어떤 어린 소녀를 납치해 데리고 다닌다는 소문을 듣고 그 소녀가 산사일 거라고 짐작한다. 

중간에 그녀는 해안의 오지 마을들을 돌아다니는 탁발승과 동행하다가 콰이어트 아이슬(Quiet Isle, 조용한 섬)이라는 섬에 있는 수도원에 들려 하룻밤을 묵게 된다. 이 섬의 수도사들은 원장과 그 대리인들을 제외하고는 침묵의 서약을 지키고 있기 때문에 조용한 섬이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다. 작고 조용하지만 풍요롭고 평화로운 섬이다. 

그녀는 이곳의 수도원장에게 자신이 산사를 찾고 있고, 산사와 함께 있을 것으로 짐작되는 산도르도 찾고 있다는 이야기를 한다. 

수도원장은 그녀에게 산도르의 운명에 대해 다음과 같이 이야기해 준다. 

"....(전략).... 레이디께서 쫓고 있는 자는 죽었습니다.

.. (중략)... 

저는 산도르 클레가네에 대해 조금 알고 있습니다. 그는 조프리 왕자의 호위 기사로 여러 해 일했고 이곳에서조차 그의 좋고 나쁜 모든 행적이 소문으로 나돌고 있을 정도의 인물이죠. 소문의 반 정도만 믿더라도 그는 거칠고 일그러진 영혼의 소유자이며 신들과 인간 모두를 조롱한 죄인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는 직무를 잘 수행했지만 그 일에 긍지를 느끼지 못했습니다. 그는 잘 싸웠지만 승리에서 기쁨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술을 마셨던 것도 술의 바다에 자신의 고뇌를 잠기게 하기 위한 것일 뿐이었습니다. 그는 아무도 사랑하지 않았고 자기 자신 또한 사랑하지 않았습니다. 그를 움직이게 했던 것은 증오였습니다. 그는 많은 죄를 범했지만 결코 용서를 구한 적은 없었습니다. 

다른 자들이 사랑이나 부나 명예를 꿈꿀 때 산도르 클레가네는 자신의 형을 죽일 꿈을 꿨습니다. 말로 표현하는 것만으로도 제 몸이 떨릴 정도로 끔찍한 죄악을 꿈꿨던 겁니다. 하지만 그에게는 그것이 인생의 자양분이었으며 활력소였던 것입니다. 불명예스러운 희망이긴 했지만 자신의 검에 형의 피를 묻히는 것이 이 슬프고 분노에 가득 찬 남자의 삶의 목적 전부였습니다. 하지만 그 단 하나의 희망조차도 도르네의 오베린 왕자가 독이 묻은 창으로 그레고리 경을 찔렀을 때 사라지고 말았던 것입니다."

"그를 동정하는 것처럼 들리네요." 브리엔느가 말했다. 

"그렇습니다. 만약 레이디께서도 그의 최후를 목격하셨더라면 그를 동정하셨을 겁니다. 제가 고통에 찬 비명에 이끌려 그를 우연히 만나게 되었던 것은 트라이덴트 강 부근에서였습니다. 그는 제게 죽음의 자비를 베풀어 달라고 애걸했습니다만 저는 두 번 다시 사람의 목숨을 빼앗지 않기로 맹세한 몸이었기에 그 대신 펄펄 끓어오르는 그의 이마를 강물로 식혀 주고 포도주를 마시게 하고 상처에 습포를 덧대 주었습니다. 하지만 그 이상은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었고 달리 손을 쓰기에도 너무 늦어 버린 상태였습니다. 하운드(사냥개)는 그곳에서 제 품에서 숨을 거뒀습니다..."

이상이 수도원장이 전하는 산도르의 최후다. 

하지만 다른 버전의 이야기도 있다. 

브리엔느는 수도원으로 들어가는 길에 여러 수도사들을 보게 되는데 그 중에 특히 한 수도사가 비교적 자세하게 묘사된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전략)... 그곳을 지나 더 올라가자 묘지가 나왔는데 체구가 브리엔느보다 더 큰 수도사 한 명이 열심히 구덩이를 파고 있었다. 그가 일하는 모습을 보니 한쪽 다리를 절뚝이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는 삽으로 퍼 올린 자갈투성이의 흙을 한쪽 어깨 너머로 내던졌는데 일부가 일행의 발치에 떨어지고 있었다. 

"좀 주의하게나"

나르버트 수사가 나무라며 말을 이었다. 

"메리발드 수사님의 입에 들어갈 뻔했단 말일세."

구덩이를 파던 수도사가 고개를 숙였다. 개가 다가가 그의 냄새를 맡자 그는 삽을 내리고 개의 귀를 긁어 주었다. 

"그는 아직 수련사 신분입니다." ...(후략)...

아마 이 덩치 큰 수도사가 산도르일 것이다. 그가 수련사 신분이라는 것은 아직 수도원으로 온 지 오래 되지 않았다는 의미이고 한쪽 다리를 절뚝이는 것은 폴리버 일당에게서 입은 상처의 부위와 일치한다. 브리엔느보다 덩치가 큰 사람도 흔치 않을 뿐 아니라, 브리엔느가 하룻밤 자고 떠나는 장소에 굳이 이 덩치 큰 수도사를 등장시키는 데에는 뭔가 이유가 있을 것이다. 

수도원장은 산도르의 안전을 위해서 그렇게 말하는 것이기도 하고, 기사 출신인 자신의 이력을 설명하면서 자신이 수도원에 들어오기 직전에 겪었던 마지막 전투에서 '죽었었다고' 표현했던 것과 같이, 분노에 찬 비뚤어진 하운드(사냥개)가 죽고 새로운 영혼으로 다시 태어났음을 이야기한 것이기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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